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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빈소 찾은 '하나회' 측근들 취재진 피해 도망…곳곳서 소란도 [전두환 193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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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사망한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에 북적거리는 조문 행렬은 없었다. 취재진을 제외하고 조문객들의 수가 많지 않아 썰렁했다. 빈소는 이날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지하2층의 특1호실에 차려졌다. 침통한 표정의 이순자 여사를 비롯해 가족들과 측근들이 전 전 대통령의 빈소를 지켰다. 일부 시민들과 유튜버들이 찾아와 소란을 피우는 장면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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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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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서는 인파는 없어…극성 유튜버 고함 지르기도



조문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진행됐다. 장례식 한 켠에는 화환이, 빈소 입구 우측에는 근조기가 세워졌다. 시간 간격을 두고 조문을 온 전 전 대통령의 친척과 지인들은 말을 아끼며 자리를 떴다. 이날 빈소에는 백담사 주지를 지낸 도후스님을 비롯해 전 전 대통령의 군내 사조직 ‘하나회’ 멤버였던 고명승 전 육군 대장과 '5공 실세'로 불리는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이 자리를 지켰다. 이날 오후 8시까지 150여 명의 조문객이 전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았다.

소동도 빚어졌다. 전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은 시민과 유튜버 10여 명 중 일부는 고함을 지르는 등 소란을 피웠다. 군복 상의를 입은 한 중년 남성은 빈소 안에서 “왜 나만 못 들어가게 하냐, 들어가게 해달라”라고 고함을 지르며 장례식장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였다. 이순자 여사에게 "5.18 피해자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을 던진 취재진을 향해 현장에 있던 극성 유튜버 지지자가 "5.18이 왜 전두환과 관련있냐"라고 소리쳤다. 전 전 대통령 빈소와 같은 층에 있던 한 상주는 유튜버와 취재진을 향해 "서민들도 인권이 있다고, 조용히 좀 하자"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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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한 전두환 지지자가 '이준석은 물러가라' 외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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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회' 출신 측근들…취재진 피해 도망



취재진을 피해 도망가는 이들도 포착됐다. 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5공 주요 인사'들이었다. 고명승 전 육군 대장은 조문을 마치고 나와 “5.18 유족에게 사과할 생각이 있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빈소로 도망치듯 들어갔다. 20분 뒤 빈소 밖으로 나온 고 대장은 취재진에게 재차 질문을 받자 다시 빈소로 들어가며 피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도 “피해자에게 사과할 마음 없냐”는 질문을 피하며 취재진을 밀치고 화장실로 도주했다. 이후 침묵을 지키며 자리를 떴다.

정치권 인사의 발길은 뜸했다. 대선 후보를 포함해 정치권에서 전 전 대통령의 조문을 가지 않겠다는 선언이 이어지면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반기문 전 사무총장,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이 보낸 화환만 속속 도착했다. 이 같은 정치권의 반응을 두고 조문을 온 법일스님은 “전직 대통령인데 나라에서 너무 푸대접한다”며 “특히 청와대 대변인실에서 전직 대통령 사망했다고 하는게 말이 되나. 나라가 병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 전 대통령의 빈소 밖에선 진보 성향 시민단체가 시위를 했다. 이날 오후 6시쯤 전두환심판국민행동은 "국민행동은 전씨가 죄를 뉘우치고 참회하고 사죄하기를 바라면서 사죄 성명을 발표하기를 촉구해왔지만 그는 단 한 번의 진실된 사죄 표명도 없이 세상을 떠났다"며 "그의 5공화국에서 벌어진 국가폭력의 만행에 대해 단 한 마디의 사죄도 없이 떠남으로써 국민들을 허탈한 심정에 빠뜨린 것"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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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오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레식장 앞에서 전두환심판국민행동 관계자들이 전 전 대통령의 사망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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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장 5일장으로 치러져…장지는 미정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했다. 향년 90세. 고인은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 골수종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아 왔다. 자택 내부에 있던 이순자 여사가 쓰러진 전 전 대통령을 발견해 외부에 있던 경호팀에게 알렸으며 경찰은 8시 55분쯤 신고를 접수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오전 9시12분쯤 전 전 대통령임을 확인했다.

전 전 대통령의 조문은 이날 오후 10시까지 이어진다. 이튿날인 24일에는 오전 9시에 다시 조문이 재개될 예정이다. 전 전 대통령의 장례는 가족장 5일장으로 치러진다. 입관은 오는 25일 오전 10시, 발인은 27일 오전 8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입관식은 불교식으로 진행한다. 장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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