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전두환 전(前) 대통령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네티즌들의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강제 진압 등 고인의 과오를 비판하는 싸늘한 반응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경제 안정 등 치적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별세한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고인이 운구차로 향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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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갑론을박 “씁쓸함 앞선다”
클리앙·MLB파크·보배드림·FM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네티즌들은 고인에 대한 평가를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세상을 등져 아쉽다”며 “그곳에서 자신의 죄에 대해 반드시 사죄하시길”이라고 글을 남겼다.
‘드디어 한 시대가 끝났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박정희부터 시작하는 전두환, 노태우 여기에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까지 모두 갔다”면서 “정말 파란 많았던 한 시대가 끝났다. 새로운 시대의 서막인 것 같다”고 적었다.
뉴욕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한국의 전 군사 독재자인 전두환이 90세로 사망하다'란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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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은 대체로 12·12 군사쿠데타와 5·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압과 등 고인의 과오를 비판했다.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광주에서 전두환에게 학살당한 분들에게 위령제를 열어야 한다” “사죄는커녕 진실 고백도 없었다는 점에서 기쁨보다는 씁쓸함이 앞선다” “억울하게 죽임당한 영혼들에 위로가 되길 바란다”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죽은 전두환에게 편지를 써봤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옥에 도착했으면 거기서라도 광주에 용서를 구하라”는 편지 내용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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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치적은 재평가해야” “공보단 과가 너무 크다”
네티즌들은 전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다룬 뉴욕타임스를 ‘민족정론지’로 추켜세우기도 했다. 이날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군 장성 출신 독재자가 서울 자택에서 90세를 일기로 숨졌다”며 전 전 대통령의 사망을 보도했다.
제목에서 ‘전 군부독재자(Ex-Military Dictator)’라고 지칭하며 죄수복을 입은 전 전 대통령의 사진을 사용한 뉴욕타임스는 “군부독재와 민간인 학살을 주도했던 그는 끝까지 역사에 대해 사죄를 하지 않고 한국의 장성 출신 대통령 3명 중 마지막으로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뉴스 보도의 정석, 제목은 이렇게 달아야 한다” “아직도 공공연하게 독재자를 독재자라고 부르지 못하는 건 후진국”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네티즌은 “전두환의 경제 치적은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네티즌은 “7년이라는 임기 내내 물가를 꽉 잡아서 국민 생활을 안정시켰다”며 “군사력으로 정권을 잡은 인물인 것도 사실이지만, 한국 경제 안정에 큰 공헌을 한 인물이라는 점 역시 사실이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관료들과 경제학 교수들이 한 것이긴 하지만 전두환이 거시경제 컨트롤과 산업정책을 매우 잘한 건 맞다”고 했다. 반면 이에 대해 “공으로 과를 덮기엔 과가 너무 크다” “당시 전 세계 경제가 호황이었고 우리나라만 경제성장률이 높은 건 아니었다” “산업화 시기엔 누가 대통령이 돼도 경제가 발전했을 것”이란 반박도 이어졌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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