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 모습 담은 기림비 제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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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안점순(1928∼2018) 할머니의 이름을 딴 추모공간을 마련했다.
17일 수원시는 팔달구 매산로 119 수원시가족여성회관에서 ‘용담 안점순 기억의 방’ 개관식과 기림비 제막식을 열었다. 이번에 마련된 시설은 고인의 생애를 기억하고 인권활동가로서의 모습을 되새겨 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1층 문화관 미술실 기억의 방은 관련 영상과 사진 등 각종 전시물로 채워졌다. 할머니가 일본군에 끌려가기 전 몸무게를 쟀던 쌀집 저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400여명의 이름과 피해 내용을 노란색 아크릴판 위에 한글과 영어로 적어 만든 김서경 작가의 작품, 시민 기부로 제작한 작은 평화의 소녀상 등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곳에는 수원평화나비가 기탁한 ‘용담 안점순 기림비’도 설치됐다. 이 기림비는 할머니의 생애를 글로 새긴 좌대 위에 모자를 쓴 모습의 할머니 흉상을 얹어 만들었다. 기억의 방 주변에는 할머니가 평소 좋아하던 꽃인 ‘용담’을 시민들이 직접 심어 가꾼 화단이 조성됐다.
이날 기억의 방 개관식과 기림비 제막식에는 안점순 할머니 유족과 염태영 수원시장, 이주현 수원평화나비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다.
염 시장은 “이곳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의 이름을 따서 만든 기억과 추모의 공간”이라며 “그토록 원하시던 일본의 사죄 한마디를 듣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나신 할머니께서 편히 쉬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연대해야 한다”고 했다.
안 할머니는 1928년 서울 마포에서 태어나 1941년 중국에 위안부로 끌려갔다. 1946년 귀국한 뒤 강원도와 대구, 수원에서 거주했다.
1992년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한 그는 2002년부터 본격적인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며 자신의 피해를 증언했다. 2018년 3월 안 할머니가 별세하자 수원평화나비를 비롯한 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장례를 시민사회단체장으로 치렀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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