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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슈 로봇이 온다

코로나로 떠난 인력 메운다…美산업용 로봇 주문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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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모어에 위치한 기업인 웨스텍 플라스틱의 공장에서 로봇이 제품을 옮기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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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로봇 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팬데믹 기간 직장을 떠난 노동자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데다 경제 회복으로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부족한 노동력을 로봇으로 채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북미지역 기업들이 조립라인을 서둘러 가동하면서 산업용 로봇의 주문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자동화발전협회(AAA)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북미 지역에서 올해 9월까지 주문한 산업용 로봇은 모두 2만8899대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1072대와 비교해 37%나 급증하면서 매출도 14억 8000만 달러(약 1조 7456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같은 기간에 기록했던 기존 최대 매출인 14억 7000만 달러(약 1조 7338억원)를 넘어선 최대치다.

CNN은 기업들이 산업용 로봇 주문을 늘린 것은 팬데믹 이후 증가한 상품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생산 속도를 높이고 부족한 인력을 메우기 위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생산 공정의 자동화를 위해 투자를 해오던 기업들이 코로나19로 노동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 지면서 로봇 도입에 속도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프 번스타인 AAA 회장은 "기업들이 필요한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이 자동화에 속도를 내는 이유"라고 말했다.

산업용 로봇이 적용되는 영역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특히 오랫동안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자동차 산업의 구매 비중이 줄면서 지난해엔 다른 산업 부문의 로봇 수요가 처음으로 자동차 산업을 앞질렀다. 실제로 AAA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자동차 생산용 로봇 주문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1만2544대였으나 나머지 일반 산업용 로봇의 주문 건수는 53% 증가한 1만6355대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번스타인 회장은 CNN에 "자동차 업체들의 자동화 속도가 늦춰진 것이 아니라 다른 업체들의 자동화가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주 발표한 채용 및 노동 회전율 조사(JOLT)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미국 내 퇴직자 수는 440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2000년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 기록이다. 또한 지난달 채용공고는 1040만 건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한 지난 7월(1109만 건)보다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실업자 수(지난달 기준 767만명)를 크게 웃도는 수준을 보였다.

CNN은 "노동자들이 더 높은 급여나 좋은 조건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있다"며 "이는 미국 노동시장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미 컨설팅기업인 RSM의 조지프 브루셀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N에 "노동자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며 "노동자들에게 생활에 필요한 수준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지적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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