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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평화의 소녀상’ 사이 둔 진보·보수단체 자리다툼 격화…‘위드 코로나’ 이후 두번째 수요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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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517차 정기수요시위’ 현장 뒤로 보수단체인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관계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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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를 알리는 정의기억연대의 ‘수요시위’를 둘러싼 진보·보수단체 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10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부근에서 보수단체 자유연대와 친일세력 청산을 주장하는 반일행동 간 자리 다툼이 또 벌어졌다.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집회·시위 인원 제한이 완화된 지난주 수요일에 이어 두 번째다. 경찰은 이날 2개 부대 1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물리적 충돌에 대비했다.

이번 주에는 수요시위가 열리기 전날인 9일 화요일 새벽부터 밤새 다툼이 이어졌다. 반일행동이 자유연대가 수요일에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한 소녀상 좌우를 점거하고 철야농성을 벌이자 9일 새벽 자유연대가 소녀상에 밀착해 트럭을 주차하며 맞섰다. 소녀상을 사이에 둔 양측 간 충돌 과정에 유투버 1명이 폭행 혐의로, 또 다른 1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조사를 마치고 귀가한 상태”라고 말했다.

반일행동은 ‘소녀상 정치테러 규탄’ ‘일본군 성노예 문제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자유연대는 “반일행동의 불법행위로 집회를 못하고 있다. 경찰은 우리가 집회를 할 수 있도록 저들을 격리해달라”고 주장했다. 소녀상은 자유연대 트럭과 반일행동 천막 사이에 끼인 모습이 됐다. 경찰은 “반일행동은 어제부터 선순위 단체에서 집회 신고한 장소를 점유하고 있다”며 해산을 요구했지만 반일행동은 불응했다.

자유연대는 11월 말까지 매주 수요일 소녀상 앞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종로경찰서에 신고한 상태다. 정의기억연대 해체를 주장하는 자유연대는 지난해 5월 윤미향 의원의 후원금 횡령 및 회계 부정 의혹이 제기된 이후부터 소녀상 부근 집회 장소를 선점해왔다. 관련 법률에 따라 집회 장소에 대한 선순위는 집회·시위 720시간(30일) 전부터 48시간(2일) 전까지 가장 먼저 신고한 사람에게 부여된다.

자유연대 측이 장소를 선점하는 바람에 정의기억연대가 주최하는 1517차 수요집회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평화의 소녀상에서 10m가량 떨어진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열렸다. 최광기 정의기억연대 이사는 “수요시위가 열리는 평화로가 갈등과 대립과 욕설과 혐오로 가득한 곳이 됐다”며 “하지만 수요시위는 1992년 1월8일을 시작으로 곧 30년이 다가온다. 30년을 이어온 것만으로도 그 누구도 수요시위의 가치와 역사를 부정할 수 없다. 우리는 단 한 걸음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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