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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보수·반일 단체 자리싸움에 밖으로 밀려난 수요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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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신고 선점·자리 점거 등 소란
정의연 “장소 바뀌어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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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후 첫 수요일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집회·시위 인원 제한이 풀린 후 첫 수요시위가 3일 열렸다. 보수단체인 자유연대가 ‘평화의 소녀상’ 옆 공간에서 집회를 하는 동안 경찰이 소녀상 주변에 저지선을 만들어 보호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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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집회·시위 허용 인원이 늘어난 뒤 처음 맞은 수요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재개됐다. 그러나 수요시위가 열려 온 장소에서 보수단체가 집회를 하겠다고 먼저 신고해 선점하고, 그 자리를 친일파 청산을 주장하는 단체가 점거하는 등 소란이 일었다.

서울 종로구 수송동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3일 보수성향인 자유연대와 친일세력 청산을 주장하는 반일행동 간 자리싸움이 벌어졌다. 이 장소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매주 수요시위를 벌이던 곳이다.

이날 자유연대는 ‘소녀상 좌측’, 반일행동은 ‘소녀상 앞’에서의 집회를 각각 신고했다.

집회 장소를 뺏긴 정의연은 10m가량 떨어진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수요시위를 했다. 경찰은 충돌에 대비해 집회 신고 구역별로 울타리를 설치하고 4개 부대 240여명의 경력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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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시끄러워진 ‘소녀상’ 정의기억연대 회원 등 수요시위 참석자들이 3일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자유연대의 사전 집회신고로 원래 장소에서 1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열렸다.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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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행동 회원 10여명이 자유연대가 집회를 신청한 소녀상 좌측 자리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면서 소란이 시작됐다. 반일행동은 자유연대 측 집회가 신고된 오전 11시30분에 앞서 오전 7시부터 자리를 점거했다.

반일행동은 “코로나19 단계가 완화되자마자 극우단체가 집회를 벌이려고 한다”며 “극우단체가 소녀상을 해치기 위해 자행하는 정치적·물리적 테러를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이 수차례 “선순위 집회를 방해하고 있으니 해산해달라”고 했지만 반일행동은 계속 자리를 지켰다. 이에 자유연대 측은 확성기를 틀고 “공을 들여서 집회를 가장 먼저 신고했는데 왜 우리 자리를 무단으로 차지하고 있냐”며 “경찰은 10여명에 불과한 반일행동을 왜 강제로 해산시키지 않냐”고 반발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사기’라고 쓰인 손팻말을 든 유튜버와 1인 시위자들도 모이면서 소란이 커졌다.

자유연대는 11월 말까지 매주 수요일에 소녀상 앞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관할 경찰서인 종로경찰서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서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밤 12시가 되자마자 집회를 신고했다고 한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집시법)에 따라 집회 주최 측은 집회·시위 720시간(30일) 전부터 48시간(2일) 전까지 선착순으로 신고해야 한다. 정의연의 해체를 주장하는 자유연대는 지난해 5월 윤미향 의원의 후원금 횡령 및 회계 부정 의혹이 제기된 이후 소녀상 앞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선순위로 신고를 해왔다.

지난해 6월24일과 7월1일에도 자유연대가 소녀상 앞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선순위로 신고하는 바람에 정의연은 28년간 열리던 자리를 떠나 소녀상에서 10m가량 떨어진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수요시위를 했다.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자유연대 쪽에서 경찰서에서 숙식까지 해결하며 집회 신고를 했다고 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작파하고 집회 신고에 집중할 수 없어서 자리를 내주게 됐는데, 앞으로도 장소가 조금 바뀌더라도 수요시위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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