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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소녀상 자리' 선점 놓고 충돌…보수·반일단체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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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친인세력 청산을 주장하는 반일행동 집회와 보수 성향 단체인 자유연대의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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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이 그런다고 불법이 합법이 되냐. 합법적인 집회 방해하는데 경찰은 뭐하는 거냐.”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서울 도심 내 집회 제한이 일부 완화되면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평화의 소녀상’ 집회 장소를 두고 보수단체와 진보단체의 충돌이 빚어졌다.

이날 정오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보수단체 ‘자유연대’가 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자리를 차지한 건 진보단체 ‘반일행동’이었다. 자유연대는 이날부터 다음달 1일까지 해당 장소에 미리 집회 신고를 마친 상태다. 집회 신고는 관할 경찰서에서 30일 전부터 선착순으로 접수를 한다.

오전 이른 시간부터 해당 장소를 점거한 반일행동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 완전해결’ 등 피켓을 들고 자유연대 측의 접근을 막았다. 정오부터는 “일본정부는 전쟁범죄 사죄하고 배상하라”는 내용의 집회를 강행했다.



“정의연 해체까지 장소선점 이어갈 것”



시간이 지날수록 갈등은 격화됐다. 경찰도 반일행동 측에 ‘신고되지 않은 불법 집회’라며 4차례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버티기는 계속됐다. 이날 이 장소에만 4개 기동대 총 200여명의 경력이 투입됐다.

현장에서는 반일행동 집회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보수 유투버와 이를 제지하는 경찰의 갈등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유튜버들이 보행자 통로를 막고 촬영을 하는 탓에 일반 시민의 통행 불편도 이어졌다. 자유연대 측은 소녀상 보호 차원에서 설치된 펜스 왼쪽에서 “반일행동 인원이 16명밖에 안 된다. 경찰은 불법 집회를 하는 이들을 모두 체포하고 우리가 신고한 정당한 집회를 열 수 있게 해달라”면서 “강제 해산 절차를 당장 집행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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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평화의 소녀상 부근에서 반일단체와 보수단체 간 갈등이 벌어진 가운데, 보행자 통로에 넘어진 보수 유튜버. 권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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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은 “자유연대 자원봉사자들은 1년 6개월 동안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24시간 종로경찰서에서 대기해 왔다”며 “우리는 윤미향 구속, 정의연 해체, 할머니들을 이용해 모금한 돈을 돌려드리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장소 선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경찰이 충돌 방지를 빙자해 오히려 반일행동의 집회를 보장해주고 있는 것 같다”며 “통상 해산명령 3~4회차에 강제 해산에 돌입하는데, 경찰과 반일행동이 짜고 연극을 하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평화로를 전쟁터로 만들어”



지난해 7월 8일 이후 기자회견 방식이 아닌 ‘집회’ 형식으로 이날 처음 열리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수요시위’는 자유연대의 장소 선점으로 평화의 소녀상에서 10m가량 떨어진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진행됐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소녀상 자리를 되찾기 위해 어떤 대응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자유연대는 24시간 경찰서에 상주하며 집회 신고를 하는데, 무슨 수로 저 자리를 되찾을 수 있겠나”라며 “혐오를 혐오로 갚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주간보고를 통해 “평화로를 전쟁 아닌 전쟁터로 만들고 있는 저들이 바로 수요시위의 정신이 살아있어야만 하는 근거다. 어떠한 정부 간 합의로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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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516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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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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