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장·前올림픽상 지역구 낙선 후 비례대표로 부활
대표적인 것이 아마리 아키라(甘利明·72) 자민당 간사장의 지역구 낙선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재에 이은 자민당 내 2인자인 아마리 간사장은 가나가와(神奈川)13구에서 야권이 공동 지원한 후토리 히데시(太栄志·44) 입헌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12선 경력의 집권 자민당 실권자가 초선에 도전한 야당 후보와의 맞대결 끝에 5천500여 표 차로 분루를 삼킨 모양새가 됐다.
(가나가와 교도=연합뉴스)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간사장이 31일 지역구(소선거구)에서 낙선이 확정된 뒤 난감을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러나 그는 비례대표로 당선해 중의원 신분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
지난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때 기시다 진영의 선거대책위 고문을 맡았던 아마리는 기시다 총리가 당 간사장으로 기용할 때부터 과거의 금품 비위 전력 때문에 논란을 일으켰다.
아베 정권에서 그가 경제재생상(장관)으로 있던 2016년 건설업체로부터 비서가 청탁금 명목으로 현금 500만엔을 받고 본인도 집무실 등에서 100만엔(약 1천만원)을 챙긴 의혹이 불거졌다.
아마리와 그의 비서는 알선이득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형사고발됐지만 도쿄지검은 혐의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했다.
당 개혁을 강조한 기시다 총리는 이런 과거를 가진 아마리를 중용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에 귀를 닫은 채 인사를 철회하지 않았지만, 결국 유권자들이 심판한 구도가 펼쳐졌다.
그러나 아마리는 지역구에서 떨어졌지만, 비례대표 몫으로 부활해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31일 총선(중의원 선거) 지역구에서 낙선했다가 비례대표로 부활 당선한 사쿠라다 요시타카 전 올림픽상.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
지바(千葉)8구에선 2016년 일본군 위안부가 "직업적 매춘부"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자민당 소속 사쿠라다 요시타카(桜田義孝·71) 전 올림픽상이 입헌민주당 공천으로 처음 출마한 혼조 사토시(本庄知史·47)에게 5만표 이상의 차로 무릎을 꿇었다.
'망언 제조기' 별명을 가진 사쿠라다는 올림픽상 시절인 2019년 2월 수영 선수인 이케에 리카코(池江璃花子)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백혈병 진단을 받은 것과 관련해 "금메달 후보로, 일본이 정말 기대하는 선수라서 실망"이라며 일본의 올림픽 성적을 더 걱정하는 말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또 그해 4월에는 같은 자민당 소속인 다카하시 히나코(高橋比奈子) 의원 후원 모임에서 "부흥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다카하시 의원"이라며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역의 부흥을 경시하는 발언을 한 것이 파문을 일으켜 결국 경질됐다.
하지만 7선 경력인 그도 비례대표 선순위에 이름을 올려놓았기 때문에 지역구에서 낙선했음에도 의원직을 잃지는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 와중에 긴자(銀座)의 고급 클럽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지탄을 받았던 7선 경력의 마쓰모토 준(松本純·71) 전 자민당 의원은 가나가와1구에 출마했지만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는 비난 여론에 밀려 자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나서 비례대표 중복 입후보를 통한 부활 기회를 잃어 낙선이 확정됐다.
작년 9월 16일 일본 중의원에서 스가 요시히데 당시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선출된 뒤 일어나 인사하는 것을 바라보는 아베 신조 전 총리. |
접전 지역에서 지명도가 높은 베테랑 의원이 낙선한 사례도 나왔다.
오사카(大阪)10구에선 7선의 쓰지모토 기요미(辻元清美·61) 입헌민주당 부대표가 일본유신회의 돌풍에 휩쓸려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밖에 이와테(岩手)3구에선 옛 민주당 대표를 지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79) 입헌민주당 후보가 세대교체를 선택한 유권자의 외면으로 낙선 후에 비례대표로 가까스로 부활해 이번 입후보자 중에서 최다인 18선 경력을 쌓게 됐다.
이런 가운데 2012년 자민당 재집권 시기부터 총재를 지낸 9선의 아베 신조(安倍晋三·67·야마구치4구), 8선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72·가나가와2구) 전 총리는 지역구에서 무난하게 당선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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