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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스브스夜] '꼬꼬무' 두 남편 살해하고 어머니와 오빠 실명시킨 '사이코패스' 엄여인…진짜 범행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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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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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엄여인이 수많은 범죄를 저지른 이유는?

28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대한민국 악인열전 - 피도 눈물도 없이'라는 부제로 엄 여인의 엽기적인 범행을 조명했다.

이날은 16년 전 2005년 2월 13일로 거슬러 올라갔다. 서울 강남 화상 치료 전문 병원에서 화재 사고가 일어난 것. 비교적 빨리 잡힌 불길에 다행히 인명 피해도 없었지만 어딘가 이상했다.

탕비실에서 코를 찌르는 휘발유 냄새가 났고, 이에 형사들은 방화를 의심하고 바로 수사에 돌입했던 것. 당시 담당 형사는 바로 지존파를 검거한 오후근 형사.

그는 과학수사팀이 현장에서 발견한 증거를 단서로 바로 불이난 그날 밤 한 편의점에서 쇼핑백을 구입한 후 바로 옆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구매한 한 여성을 찾아냈다. 신장 167 정도의 가녀린 체격에 긴 생머리를 한 29세 엄 씨.

엄 씨의 첫인상에 대해 형사는 "동료 하나가 연예인도 많이 봤지만 저렇게 예쁜 여자는 처음 봤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엄 씨는 방화 이유를 묻자 갑자기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이에 급히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그는 특별히 몸에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형사들은 조사 중 또 쓰러질까 봐 노심초사하며 어렵게 조사를 이어갔다. 엄 씨는 한참 만에 입을 떼고 "불꽃이 타오르면 그 안에서 죽은 딸리 아른거려요"라며 세상을 떠난 딸이 그리워 불을 질렀음을 고백했다.

그런데 이때 뜻밖의 제보가 등장했다. 바로 엄 씨의 남동생이 경찰서를 찾아와 "누나 주변에는 안 좋은 일들만 벌어진다.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는다"라고 누나가 이상하다고 했던 것. 그리고 동생은 누나의 첫 번째 남편과 두 번째 남편, 그리고 딸까지 모두 사망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이에 형사는 엄 씨에 대해 더욱 면밀히 살폈다. 그리고 어딘가 이상한 점들이 하나 둘 포착되기 시작했다. 엄 씨의 두 번째 남편이 엄 씨와 동거 생활을 하는 중 느닷없이 화장실에서 넘어져 꼬리뼈가 다쳤다. 신장 184에 체중 90, 검도 4단의 스포츠 마니아가 특별한 일 없이 쓰러져 크게 다쳤던 것. 그리고 당시 그는 어떤 연유로 사고가 났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후 남편은 또다시 사고가 났다. 약기운에 쓰러진 남편이 정신을 차리자 눈앞이 보이질 않았던 것. 어떤 기억도 없는 그의 눈은 무언가가 뚫고 지나간 흔적이 남아있었다. 그렇게 실명한 남편은 결국 몇 달 후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세균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인 봉와직염.

엄 씨는 두 번째 남편을 잃었음에도 그를 그리워하며 영혼결혼식까지 올렸고, 이에 두 번째 남편 가족들에게 엄 씨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모두가 그런 줄 알았던 엄 씨. 하지만 첫 번째 남편의 의료 기록들을 확인하고 사건은 반전됐다. 첫 번째 남편은 결혼 생활 4년 동안 10번 넘게 입원한 기록이 있었던 것. 이 중 2회는 뇌진탕, 그런데 본인은 왜 넘어졌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후 첫 번째 남편은 실명했다. 역시 사건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었다. 이후 첫 번째 남편은 두 번째 남편과 똑같은 봉와직염으로 사망했다.

두 번째 남편과 첫 번째 남편이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놀랍도록 일치한 것. 이에 검경은 엄 씨를 곧바로 체포하기 위해 찾아갔다. 그런데 엄 씨는 체포 영장을 내미는 순간 자리에서 쓰러져 거품까지 물었다. 결국 영장 반납 후 병원으로 보내진 엄 씨.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별 이상이 없었다.

이후 경찰은 엄 씨의 가족들을 만나 수사를 이어갔다. 그리고 충격적인 사실이 또 드러났다. 엄 씨의 오빠와 어머니가 모두 실명 상태였던 것. 특히 이들은 엄 씨의 남편들처럼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앞이 안 보이는 상태가 됐고, 어떤 연유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엄 씨가 남편 가족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면서 밝혔던 이야기들 중 어떤 것도 진실은 없었던 것이 확인됐다. 그리고 실명한 엄 씨의 어머니와 오빠가 확실하게 기억하는 것은 단 하나였다. 잠들기 전 엄 여인과 단둘이 있었다는 점이었다. 엄 씨는 어머니와 오빠에게 약을 탄 음료를 마시게 해 재운 뒤 뾰족한 무언가로 두 사람의 눈을 찔러 실명에 이르게 했던 것.

이에 경찰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았다. 곧바로 엄 씨를 검거했고, 이번에는 그 전과 달리 엄 씨도 그냥 조용히 체포됐다. 제대로 된 사과나 반성 없이 대부분의 범행을 인정한 엄 씨, 그의 범행은 보험금을 노린 것이었다. 당시 엄 씨가 수령한 보험금은 4억 6천만 원, 이는 당시 서울의 30평짜리 아파트 가격이었다.

그렇다면 엄 씨는 보험금을 어디에 사용했을까? 그는 보험금 사용 출처에 대해 마약 구매라 밝혔다. 그러나 검사 결과 엄 씨의 마약 반응은 음성이었다. 그랬다. 엄 씨의 이야기는 또 거짓이었던 것.

사실 엄 씨는 소비 중독이었다. 돈 쓰는 낙으로 살았던 엄 씨는 특정 브랜드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성격이었던 것. 그리고 이런 소비 습관으로 수령한 보험금을 모두 탕진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꿈에도 동생이 자신을 실명에 이르게 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엄 씨의 오빠. 그는 "솔직한 심정으로 여동생을 죽이고 싶다. 차라리 돈을 가져가고 몸이라도 성하게 뒀으면 어머니하고 저하고 어떻게든 살 텐데"라며 억울해했다. 하지만 그는 "죽이고 싶으면서도 마음 한 편으로는 동생인데 도와줄 형편이 되면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라며 "동생이 감옥에서 나오면 무섭고 안 나오면 측은한 생각이 든다"라고 혼란스러워했다.

그런데 엄 씨의 엽기적인 범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에 오후근 형사는 "사실 연쇄살인사건 보다 더 어려운 사건이다. 이런 사건은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라며 "이 사건의 본질은 묻기조차 어렵다"라고 했다.

엄 씨는 그야말로 괴물이었던 것. 두 번째 남편과 사별 후 친정집에 얹혀살 때 엄 씨는 어느 날 갑자기 어머니의 집을 팔아버렸다. 그리고 집을 비워줘야 하는 날 집에 불을 질렀다. 이에 당시 이미 실명 상태였던 어머니와 오빠에게는 너무나 큰 공포가 엄습했고 이들은 화상을 입었다. 그러나 엄 씨는 다친 곳 하나 없이 멀쩡했고 방화 이유에 대해 묻자 본인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엄 씨는 자신의 아들을 맡기던 베이비시터의 집을 찾아갔다. 그는 무작정 "불이 나서 갈 데가 없어요. 온 가족이 지금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는데 좀 도와달라"라고 호소했다. 이에 그를 안타깝게 여긴 베이비시터는 안 방까지 내어주며 호의를 베풀었다.

그런데 엄 씨는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에 베이비시터는 언제쯤 나갈 것인지 물었고, 엄 씨는 곧 나갈 것이라 밝혔다. 그런데 엄 씨는 그 집을 나가기로 약속한 날 불을 질렀다. 이 사건으로 베이비시터 부부와 그의 딸은 모두 중화상을 입었고 이들 중 남편은 끝내 사망했다. 엄 씨는 왜 불을 질렀냐는 물음에 베이비시터가 집에서 나가 달라고 하자 화가 나서 불을 질렀다고 했다.

이 외에도 엄 씨는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고 친하게 지내던 20대 여성의 눈을 멀게 만들었다. 이에 경찰은 엄 씨의 정신 분석을 의뢰했고, 그의 진단은 꾀병(의식적으로 자기가 원하는 목적을 위해 질병 상해 증상을 거짓으로 과장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모든 것이 연기와 거짓말인 엄 씨, 그는 사실 반사회적 인격 장애 '사이코패스'였다. 공감 능력의 결여로 다른 사람의 감정을 못 읽는 인간이었던 것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사이코패스라고 모두가 범죄자는 아니라며 사이코패스가 범죄자가 되지 않도록 막을 방법에 대해 말했다. 공감능력이 없는 뇌, 전사 유전자, 유년 시절 겪은 학대 중 한 가지만 없어도 범죄자가 되지 않고 평범한 이웃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학설일 뿐 결국 범죄를 저지르는 건 본인의 선택이고 세 가지 조건을 다 갖고 있어도 누군가는 범죄자가 되고 누군가는 안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적은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엄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6년째 복역 중이다. 그러나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와 반성이 여전히 없었다.

이야기 친구들은 엄 씨의 이야기에 대해 "범죄자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서사가 있었다면 덜 화가 났을 것 같다"라며 "범행을 저지른 것에 이유가 없었다니 속상하고 슬프다"라고 감상을 전했다.

또한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사회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사회가 안 보이는 실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라고 개개인이 성장하고 완성되기까지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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