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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팔때 한국은 양도세 걱정하는데…미국은 새로 살 부동산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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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국 실리콘밸리 부촌 중 하나인 쿠퍼티노 주택가 전경.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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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에 담긴 절반의 물을 보면서 '절반이나 남았네'라고 긍정적 사고를 하는 사람과 '절반밖에 남지 않았네'라고 부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을 비교했을 때, 긍정적인 사고 방식이 매사에 적극적이며 업무할 때도 효율성이 높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오늘은 '긍정적 사고'와 '부정적 사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니다. 동일한 환경에서 다른 생각을 하듯, 동일한 상황에서 다른 행동을 하는 한국과 미국의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양도소득세는 재산의 소유권을 양도하면서 발생하는 소득에 부과하는 조세를 뜻한다. 양도차익은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과 필요경비·공제금액을 뺀 소득으로, 한국에서는 지난 6월 이후 분양권일 경우 중과세가 적용되는 조정대상지역 1년 미만 보유 시 양도차익의 70% 세율이 부과되고 있다. 70%는 누구나 놀랄 만한 숫자다.

한국의 부동산 세금 정책이 자주 변경되다 보니 세제 정책에 변화가 있을 때마다 한국 부동산 가격 변동성이 커진다. 세금뿐만 아니라 금리와 대출 정책 변화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는 부동산을 매도할 때 가장 먼저 양도소득세를 확인하고 절세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다. 그러나 미국은 확연히 다르다. 부동산을 매도하고자 할 때 새롭게 매수하고자 하는 부동산을 찾는 것이 우선시되는 행동이다. 왜 똑같은 부동산을 매각하는 상황에서 다른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일까?

미국은 거주 목적이라면 최근 5년 이내 2년 이상 거주했을 경우 1인당 25만달러, 부부 합산 50만달러까지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준다. 예를 들어 1년 동안 거주하고 3년 동안 렌트를 준 뒤 다시 1년 동안 거주했다면, 최근 5년 이내 2년 이상 거주 요건에 부합해 양도세 50만달러를 면제받을 수 있다.

투자 목적이라면 매도 후 금액을 부동산에 재투자하면 양도세를 이연시켜준다. '1031 Exchange'란 미국 세법 1031번째 조항으로 부동산을 매각한 후 그 자금이 동종의 부동산에 다시 투자됐을 경우 양도소득세를 이연시켜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매도 전에 새롭게 투자할 부동산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가장 잘 활용한 방법 중 하나다.

물론 이러한 방법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소정의 요건을 충족했을 때만 해당된다. 첫째, 부동산 매도 후 45일 이내에 새롭게 구매할 부동산 리스트를 제출해야 한다. 둘째, 부동산 매도 후 180일 이내에 새롭게 투자하는 부동산의 매매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셋째, 매도한 금액보다 같거나 더 큰 금액의 부동산에 투자해야 한다. 넷째, 기존 부동산에 융자가 있었다면 새롭게 투자하는 부동산에도 그 이상의 융자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100만달러에 구입한 부동산이 150만달러가 됐다면, 150만달러에 매도한 후 45일 이내에 리스트를 제출하고, 180일 이내에 기존 부동산 처분과 새로운 부동산 구입을 완료하면 된다. 이때 기존 부동산에 대출이 50만달러 있었다면, 새롭게 구입하는 부동산에도 50만달러 이상 대출을 받으면 된다. 이 밖에도 절차상 세세한 부분이 있지만, 큰 틀에서 이렇게 알고 있다면 양도소득세를 이연시키는 방법에 대해 이해한 것이다. 양도소득세를 이연시키고 세금까지도 부동산에 재투자되며 차후 양도소득세를 낼 경우 이전에 발생한 금액 기준으로 계산되다 보니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처럼 부동산을 매각한 금액이 은행 예금이나 주식·채권 등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고 부동산에 재투자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놓다 보니 자연적으로 미국 부동산 거래가 많아지고 부동산 스스로 자생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됐다. 이것이 미국 부동산 가격이 오르거나 떨어지더라도 거래절벽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자연스럽게 또다시 부동산으로 투자를 이끌어내는 시스템인 것이다.

어린아이가 자전거를 배울 때 처음에는 당연히 서투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옆에서 지켜보는 부모님이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잔소리를 하거나 자전거를 대신 운전해준다면 그 아이가 자전거를 잘 탈 수 있게 되기까지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옆에서 지켜보며 응원해주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성장 효과를 줄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 부동산 가격은 전 세계에서 유례없을 정도로 쉼 없이 오름세를 이어왔다. 그때마다 정부는 세금과 금리, 대출 등으로 부동산 가격에 직접 개입하려 했다. 그러나 이제는 부동산 시장이 스스로 운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

부동산을 매도하는 동일한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투자자가 각기 다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면, 둘 중 과연 어떠한 행동이 부동산 투자자에게 심리적으로 그리고 금전적으로 이득이 될 것인가? 양도세 걱정? 아니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새로운 부동산을 찾는 것? 정답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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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태수 네오집스(Neozips) 미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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