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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음식점 허가총량제까지…대선정국 규제만능주의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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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하도 식당을 열었다 망하고 해서 개미지옥 같다"며 "음식점 허가총량제를 운영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다"고 언급했다. 또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해서) 못하기는 했는데 총량제가 나쁜 것은 아니다. 좋은 규제는 필요하다"고도 했다. 지난 27일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에서 열린 소상공인·자영업자 간담회에서 불쑥 꺼낸 말인데 시장경제 체제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발언이다. 시장 자율성을 외면하고 모든 문제를 규제로 해결하겠다는 발상도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 이 후보 측은 "시행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대선 정국에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가 규제만능주의적 발상을 드러낸 것은 심각한 문제다.

규제가 시장 활력을 떨어뜨리고 사업자의 창의성을 저해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규제로 진입장벽을 높이면 혁신은 줄고 이익집단의 지대 추구가 판을 치게 된다. 허가를 둘러싼 비리가 횡행하고 경쟁력 없는 사업자의 자연스러운 퇴출도 힘들어진다. 행정 비용만 커지고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음식점 허가총량제도 예외일 수 없다.

우리나라는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이 20~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폐업이 속출하며 자영업자가 줄기는 했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비중이 높은 편이다. 미국과 독일은 10% 밑이고 프랑스와 영국, 일본은 10%대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자 대부분이 퇴직 등으로 임금 노동시장에서 밀려났거나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장사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전 재산을 날리고 문을 닫기 십상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자영업자를 줄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정부가 숫자를 정하는 총량제는 해법이 아니다. 자영업자 스스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되 경쟁에 밀리면 조기에 퇴출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선진국처럼 실직자들이 무작정 자영업에 뛰어들지 않고 개별 자영업 규모가 커지면서 새로운 일자리도 생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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