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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이글거리는 악마의 눈"…가장 무서운 천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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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ESA 등 공동 선정 작품은 한국 천문학자들의 작품

"마치 핼러윈 상징 잭오 랜턴의 눈빛처럼 보여"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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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이글거리는 악마의 눈을 본 적이 있는가?" 올해 핼러윈 데이를 맞아 선정된 '가장 무서운 천체 사진'이 한국 천문학자들의 작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 우주국(ESA)이 공동 운영하는 허블우주망원경센터(NASA·ESA Hubble Space Telescope)는 이달 31일로 다가온 핼러윈 데이를 기념해 올해의 핼러윈 천체 사진으로 적색거성의 빛이 성간운을 뚫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을 선정했다.

이 사진은 한국천문연구원 김효선 박사가 주도한 국제공동 연구팀이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지구로부터 사자자리 쪽으로 약 400광년 떨어진 적색거성 ‘CW 레오니스(IRC+10216)’를 촬영한 사진이다.

적색거성이 뿜어내는 강력한 항성풍은 별 주변에 두꺼운 방출물질층을 형성하는데 이 때문에 중심에 파묻힌 별 자체는 오히려 가시광선 영역에서는 보이지 않고 그 사이를 뚫고 나오는 별빛이 주변부와 상호작용하면서 신비로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번 사진에 나타난 별의 중심부 껍질층은 악마의 노란 눈과 같고, 바깥 껍질층은 악마의 눈을 둘러싼 이글거리는 연기처럼 보인다.

이 사진이 눈길을 끄는 것은 악마의 눈으로 묘사된 별 중심부에서 주변 물질을 뚫고 나오는 빛줄기가 마치 ‘잭오랜턴(Jack-o’-lantern)’ 안의 촛불 빛이 껍질에 뚫린 눈과 입으로 빛줄기가 새어 나오는 것과 그 원리가 같기 때문이다. 잭오랜턴은 노란 호박에 귀신 얼굴을 새기고 그 안에 초를 넣어 만드는 핼러윈의 상징 중 하나다.

적색거성은 태양 정도의 질량을 갖는 별이 진화해 ‘별의 죽음’의 문턱에서 별 내부의 물질 대부분을 외부 우주공간으로 환원하는 단계에 있는 별이다. 이번에 관측한 CW 레오니스는 지구와 가장 가까운 적색거성 중 하나로 적색거성 연구에 매우 중요한 천체이다.

이 사진은 2011년과 2016년에 허블우주망원경으로 CW 레오니스를 관측한 결과를 합성한 사진이다. 천문연 김효선 박사 연구팀은 악마의 눈이 충혈된 듯 섬뜩하게 묘사될 수 있었던 원인인 외각 껍질층의 반복되는 고리 구조와 이를 뚫고 나가는 방사형 빛줄기의 과학적 의의에 주목했다. 또 연구팀은 CW 레오니스 중심의 밝기가 매우 짧은 기간 동안 급격히 증가한 사실을 최초로 발견했는데, 이는 별 중심에서 뻗어나가는 방사형 빛줄기가 2016년 관측 시점에 지구에서 바라보는 시선 방향과 거의 나란해졌기 때문일 거라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올해 6월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됐다.

김 박사는 “우리는 허블우주망원경의 고화질 광학 영상을 활용해 CW 레오니스의 중심에서 외곽까지 넓은 범위를 연구했고, 현재까지 베일에 싸인 적색거성의 복잡한 구조를 밝힐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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