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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친구야, 울산 좀 잡아줘"... 김상식 전북 감독이 '절친'에게 한 부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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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9월 1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울산현대와 전북현대의 경기에서 전북 김상식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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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울산 좀 잡아줘라”(김상식 전북 감독이 ‘절친’인 김도균 수원FC 감독에게)

“제주가 전북을 꼭 이겨주겠다고 하니, 이제 우리만 잘하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남기일 제주 감독이 꼭 이기고 싶은 팀으로 전북을 꼽자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K리그1 우승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상식 전북 감독과 홍명보 울산 감독이 경기를 앞두고 입담으로 먼저 붙었다. 김상식 감독은 “우승 DNA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며 K리그 5연패를 향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고, 홍명보 감독은 “우리가 가을에 약하다는 기존의 생각을 바꾸고 싶다”고 반격했다.

우승팀과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의 주인이 가려질 하나원큐 K리그1 2021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가 28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렸다. 파이널A에 오른 6개팀 감독과 대표선수 1명씩 12명이 비대면 화상 기자회견을 했다. 파이널A 그룹에 속한 전북 울산 대구 수원FC 제주 수원은 30일 34라운드를 시작으로 12월 5일 최종 38라운드까지 팀 당 5경기씩 치르게 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매치업은 역시 전북과 울산이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챔피언에 올랐던 전북은 16년 만에 정상 복귀를 노리는 울산과 다음달 6일 사실상의 우승 결정전을 치른다. 전북과 울산은 나란히 18승10무5패(승점 64)를 기록했지만 다득점(전북 58골, 울산 54골)에 따라 전북이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전북과 울산은 서로를 견제했다. "반드시 이기고 싶은 팀"을 꼽아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김상식 감독은 "울산을 넘어야 우승으로 갈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잡겠다"고 밝혔고, 홍명보 감독도 "전북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2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4강 울산현대와 전남드래곤즈의 경기에서 울산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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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인기로 유행어가 된 '깐부'를 맺고 싶은 팀을 꼽아보라는 질문이 나왔다. 서로 직접적인 순위 경쟁팀을 잡아줄 '동지 구단'을 꼽아보라는 얘기였다.

김상식 감독은 수원FC를 '깐부'로 꼽았다. 김상식 감독과 김도균 감독은 친분이 두텁다. 김상식 감독은 "아무래도 다른 감독님들은 다 형님들인데 김도균 감독만 친구"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김도균 감독은 김상식 감독을 '배신'했다. 전북이 아닌 울산을 '깐부'로 꼽으면서 "우리 수원FC를 제외한 모든 팀을 울산이 이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절친의 배신에도 김상식 감독은 "우승 DNA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며 "다른 팀들의 견제가 심하지만 올해도 이를 이겨내고 정상으로 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반면 홍명보 감독과 남기일 감독은 서로를 '깐부'로 지목했다. 남기일 감독은 꼭 이기고 싶은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도 "아직 올 시즌 전북(3무)과 승부를 내지 못했다. 전북을 꼭 이겨보고 싶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흡족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남기일 감독이 전북을 꼭 이겨주겠다고 하니, 우리만 잘하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홍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울산은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다. 2021 ACL 준결승에서 포항을 만나 승부차기 끝에 패했고, FA컵 4강에서도 전남에 져 결승행이 무산됐다. 홍 감독은 "매년 가을만 되면 미끄러진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선수들도 바뀌었고 팀 문화도 달라졌다. (가을에 약하다는)기존 생각을 바꿔놓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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