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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불상' 손준성 구속영장...공수처 전략? 무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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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이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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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사주' 의혹 핵심 인물인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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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의혹의 핵심인 손준성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에 핵심 인물 대부분을 '성명불상(성과 이름을 알 수 없음)'으로 표기한 것을 놓고 평가가 엇갈린다. 공수처가 전략적으로 이를 가렸다는 분석이 있는 반면 그만큼 수사가 부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공수처가 지난 23일 청구한 손 검사 구속영장에는 "손 검사 등 성명불상의 상급 검찰 간부들이 성명불상의 검찰 관계자에게 고발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고발장을 작성하도록 했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손 검사 등의 지시에 따라 검찰 내부에서 고발장의 자료 수집과 작성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공수처가 손 검사를 제외한 상급 검찰 간부나 검찰 관계자를 성명불상으로 표기한 것을 놓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수사 전략의 일부라고 해석한다. 익명을 요청한 법조인 A씨는 "손 검사를 잡아놓고 조사하려는 목적으로 영장을 청구했다면 전략적으로 관련자들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을 수 있다"며 "수사 상황을 노출했을 때 가질 피해가 크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끔 마약사건 같은 경우 주범이 따로 존재한다면 공범에 대해 '성명불상'이라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건은 고발장의 작성자 주체를 밝혀내는 게 핵심이었던 만큼 공수처가 구속영장에 핵심 인물을 구체적으로 명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고발장 작성자에게도 범죄 혐의가 있는만큼 손 검사와의 관계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구속영장에 작성자를 명시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렇게 청구한 공수처의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한 법조계 인사는 "구속영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범죄 소명이다. 이번 공수처의 구속영장은 사건의 핵심 인물이 빠졌다는 점에서 범죄 소명이 부실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만약 성명불상자들을 알고 있지만 공모의 가능성 등을 우려한 것이었다면 그들에 대해서도 동시영장을 청구하는 게 바람직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핵심 인물인 고발장 작성자도 밝혀내지 못한 채로 손준성 검사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무리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수처의 이번 구속영장 청구는 수사 자체도 부실했을 뿐더러 절차도 상식에 맞지 않았다"며 "검사 생활 28년동안 하면서 체포영장이 기각된 직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손 검사의 구속영장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름이 여러번 나열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손 검사의 구속영장에는 윤 전 총장의 이름이 52번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전 장관 압수수색 이후 상황, 판사 사찰 문건 작성 배포, 윤 전 총장 장모 대응문건 작성 등 주로 사건의 배경 설명에 포함되어있다. 하지만 범죄 혐의와 관련한 내용에서는 윤 전 총장의 이름을 적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공수처가 범죄 혐의를 밝히지 못한 채 대선 유력 후보의 이름을 여러번 거론하는 것은 정치적 수사, 끼워 맞추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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