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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3분기 반도체로만 10兆 번 삼성전자…시장 부정 전망, 실적으로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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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이곳에서는 EUV 장비를 활용한 3세대 10나노급 D램이 생산된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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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반도체에서만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 기간 회사 전체 영업이익(15조8200억원)의 63.6%에 해당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주력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가 고점을 지나 하락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실적으로 뚫어낸 셈이다.

4분기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품 공급난 등 여러 불확실성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전망 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28일 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에서 “코로나19 일상회복(백투노멀) 영향, 부품 수급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러 요인으로 내년 메모리 시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큰 것이 사실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부사장은 최근 증권가를 중심으로 한 시장 전망에 대해 다소 반대되는 입장을 내보였다. 한 부사장은 “(불확실성이 큰 이유로) 고객사들과의 메모리 시황 전망에 대한 시각차가 존재하고, 이 때문에 가격협상의 난이도도 높아진 상황이다”라며 “다만 과거에 비해 메모리 사이클의 주기나 변동 폭이 줄었고, (삼성전자의) 재고도 매우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평균판매가격 또는 시황에 대해) 크게 우려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한 부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를 둘러싼 시장 환경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쪽으로 해석된다. 한 부사장은 “메모리 사이클의 주기가 짧아진 것은 과거 PC용 제품에 집중됐던 사업 구조와 다르게 최근에는 응용처가 (서버용, 모바일용 등으로) 다변화가 이뤄졌고, 이로 인해 변동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라며 “과도하게 다운 사이클(부진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이 작다”고 했다. 이어 그는 “메모리 반도체는 공정 미세화로, 공정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급하게 생산능력을 늘리는 데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라며 “이 때문에 재고가 지난 분기에 이어 (3분기도)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2018년과 같은 과도한 다운 사이클 가능성이 작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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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공개한 업계 최선단 14나노 DDR5 D램.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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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메모리 반도체의 추가 투자는 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해 최대한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 부사장은 “설비투자는 업황에 연계해 유연하게 진행하려고 한다”라며 “신중한 검토를 바탕으로 결정하겠다”고 했다.

반면 최근 힘을 쏟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한다. 한승훈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전무는 “평택 공장 생산능력 확대와 미국 공장 신설 검토 등 양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프라와 장비 등에 전례없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2017년과 비교해 현재 생산능력은 1.8배 확대됐고, 2026년에는 약 3배(2017년 대비)로 생산능력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승훈 전무는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의 아이디어를 반도체 칩으로 구현하는 파운드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라며 “첨단 반도체 수요 대응을 위해 치열하고 집중적인 연구개발로, 선단 공정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3분기에 반도체 9조1000억원, 디스플레이 7000억원 등 시설투자에 10조2000억원을 들였다. 올해 누적 투자액은 33조5000억원이다. 메모리는 5세대 D램인 DD5 양산을 위한 첨단공정 증설, 파운드리는 평택 극자외선(EUV) 라인 증설에 사용됐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QD(퀀텀닷)디스플레이 양산 투자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추가 투자가 이뤄졌다.

박진우 기자(nichola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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