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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16세 딸 성폭행한 코치, 연인관계라 우겨” 엄마가 분노의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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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청와대 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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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넘기 국가대표인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대학생 코치에게 1년 넘게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피해 선수 어머니가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6세 줄넘기 국가대표 여학생을 성폭행한 26세 코치의 강력한 처벌과 신상공개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이 16세 줄넘기 국가대표의 엄마라고 밝힌 청원인은 “매일 끔찍한 악몽을 꾸는 어린 딸을 지켜보며 답답한 마음에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라며 어렸을 때부터 재능이 있던 딸이 몇 년 전부턴 줄넘기로 유명한 한 대학교에 가서 훈련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청원인은 “대학생 언니오빠들 사이에서 훈련하는 건 어른인 저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어린 나이에 힘들다고 투정을 부릴 법도 한데, 단 한 번도 불평하지 않고 꿋꿋이 꿈을 향해 달려가던 딸이었다”라며 “결국 올해 4월, 제 딸은 줄넘기 국가대표 선수가 되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아이가 갑자기 줄넘기를 그만두겠다고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청원인은 “딸이 울면서 ‘엄마 저 코치에게 성폭행 당했어요’라고 말했다”라며 “작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코치의 성폭행이 있었다는 이야기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 같았다. 딸과 함께 몇 시간을 울었는지 모른다. 늦게라도 이야기해준 딸에게 고맙다고 했다”라고 했다.

이어 “줄넘기 국가대표 코치인 가해자는 친절하게 다가와 어린아이가 자신을 믿고 따르게 만들었다. 그런데 몇 개월 만에 돌변해 딸을 성폭행했다. 그때 제 딸은 불과 열다섯으로 중학교 2학년이었다. 코치는 시도 때도 없이 제 딸을 성적으로 착취했다”라며 “딸이 하고 싶지 않다고 거부해도 ‘오늘 무조건 해야겠다’ 며 끊임없이 요구하며 성폭행했다고 한다. 날이 갈수록 코치가 성관계를 요구하는 횟수가 더 잦아졌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심해지니까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고 한다”라고 했다.

청원인은 “당시 코치가 제 딸에게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있단다. ‘나중에 네가 결혼하면 네 미래 남편에게 가서 네 와이프 첫 상대가 나라고 말할 거다’(라고 했다.) 이게 과연 중학교 2학년 아이에게 할 수 있는 말인가?”라며 “훈련장에선 코치 말이 곧 법이었다. 자신과 있었던 일을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 된다는 코치의 신신당부로, 딸은 모든 걸 혼자 견뎌야만 했다. 제 딸에게 죄가 있다면, 그저 줄넘기를 너무 좋아했던 것”이라고 했다.

청원인은 “가해자는 우리 아이와 본인이 연인관계나 다를 바 없었다고 한다. 사랑해서 성관계를 맺은 거라고 한다. 중학교 2학년, 열다섯이던 아이와 연인관계였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라며 “가해자는 우리에게 사과는커녕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 변호사를 먼저 선임했다. 연인관계라고 인정되면 낮은 형량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코치는 주위 동료들에게 탄원서까지 받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 무섭고 잔인한 것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가해자 편을 들고 우리 딸을 비난하는 코치의 주변인들이다. 대부분인 우리 딸과 함께 운동을 했던 줄넘기 선수들과 관계자다. 이런 사람들이 선수생활이 끝나면 지도자가 된다”면서 “합의하에 성관계가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불편한 시선들과 강력하게 거부하고 피할 수 있었는데 피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하는 소문들이 우리에게는 2차, 3차 피해가 된다. 너무 가혹하다”라고 했다.

끝으로 청원인은 “우리는 가해자가 잘못한 만큼 처벌해달라고 부탁드린다. 줄넘기 국가대표 코치는 다시는 스포츠계에 발을 딛게 해서는 안 된다”라며 “한 소녀의 꿈과 인생을 짓밟은 성범죄자 줄넘기 국가대표 코치의 강력한 처벌과 신상공개를 요청한다”라고 했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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