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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보육교사 살해 혐의 前 택시기사 무죄 확정…다시 미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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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사건 발생 후 사실상 수사 중단

2015년 재수사로 2019년 돼서야 기소

1·2심서 무죄…法 "혐의입증할 직접 증거 없어"

아시아투데이


아시아투데이 김예슬 기자 = 제주판 ‘살인의 추억’이라 불리는 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 유력 용의자인 전직 택시기사가 무죄를 확정받았다. 지난 2009년 사건 발생 후 12년이 지났지만, 사건은 다시 미제로 남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8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52)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제주도의 한 유치원에서 보육교사로 일하던 이모씨(27)는 2009년 2월1일 남자친구 집에서 머물다 나온 뒤 실종됐다. 이씨가 귀가하지 않고 출근도 하지 않자, 가족들은 다음날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같은 달 6일 이씨의 집에서 30㎞ 떨어진 곳에서 이씨의 소지품을 발견했다.

경찰은 실종된 지 일주일 만인 2월8일이 돼서야 이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이씨의 집에서 4㎞가량 떨어진 제주 애월읍 농로 배수로였다. 발견 당시 이씨는 치마와 속옷이 벗겨진 상태였다. 부검 결과 이씨는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가 남자친구의 집에서 나온 뒤 택시를 탔을 것으로 보고, 제주 지역 택시 기사 5000여명의 운행 기록을 조사하는 등 전방위 수사를 펼치다 박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이씨의 시신이나 소지품에서 박씨의 DNA가 나오지 않았고, 박씨의 택시에서도 이씨의 DNA 등을 발견하지 못하며 수사는 사실상 중단됐다.

미제로 남아있던 사건은 이후 2015년 살인죄 공소시효가 폐지되고, 미제사건 전담팀이 사건을 재수사하며 반전의 계기를 맞았다. 애초 이씨의 사망 시점은 시신 발견 시점보다 1~2일 전으로 추정됐지만, 동물실험 등을 통해 실종 당일 사망한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또 박씨가 몰던 택시 운전석과 트렁크에서 이씨의 옷과 동일한 섬유가 발견됐고, 이씨의 가방과 치마에서는 박씨의 바지와 유사한 섬유 조각이 나오기도 했다. 박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 10년이 지난 2019년에서야 법정에 섰다.

하지만 1심과 2심은 박씨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봤다. 1심은 “피고인의 진술이 일부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점이 있고, 통화 내역을 삭제하는 등 피고인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면서도 “대량 생산되는 섬유로서 동일한 색상의 섬유가 검출됐다는 이유로 이를 박씨와 피해자의 옷에서 나온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범행이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동물실험이 모든 조건이 통제된 상태에서 이뤄진 게 아니고, 이씨가 섭취한 음식물 등으로 봤을 때 실종 당일 사망한 것으로 단정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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