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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명의 블록폴리오] 비트코인 선물 ETF가 시장에 던진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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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금융시장 플레이어들, 관심 있지만 규제 때문에 쳐다만 보고 있어···

비트코인 선물 ETF 출시, 기관이 합법적으로 투자할 새로운 길 열려

암호화폐 거래소·자산운용사·전통금융시장 거래소 각각 역할 나눠 갖게 될 것

암호화폐 존재 가치 두고 가타부타할 상황 아냐···생산적 논의 필요한 시점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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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BITO라는 종목 코드를 가진 비트코인 선물 ETF (ProShares Bitcoin Strategy ETF)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됐다. 거래 첫날부터 블랙록의 카본펀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도 함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 선물 ETF(이하 BITO) 상장을 둘러싼 시장 참여자의 움직임, 그리고 전통 금융시장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를 짚어봤다.

비트코인 선물 ETF가 그래서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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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단순히 비트코인 ETF라고만 알고 있고, 현물 ETF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BITO는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지 않는다. 비트코인 선물 기반이다. 실제 펀드의 현재 구성은 다음과 같다.

● CME BITCOIN FUTURES 11/26/21(BTCX1)

● CME BITCOIN FUTURES (BTCV1)

구성을 보면 알 수 있듯, ProShares 자산운용사는 BITO에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만기가 다른 비트코인 선물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운용해 CME에서 제공하는 비트코인 기준 가격(BBR)을 추종하는 형태다.

그 외 투자가 가능한 현금성 자산은 미 국채(T-Bill), 환매조건부채권(Repo), Reverse Repo 등이 있다.



전통 금융시장 플레이어들, 관심 있지만 규제 때문에 쳐다만 보고 있어···

현 시점에서 기관은 비트코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보통 기관이라 불리는 전통 금융시장의 플레이어는 거래소, 증권사, 자산운용사, 그외 사모펀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저마다 각각의 역할이 존재한다. 암호화폐 시장 거래량과 리테일 고객 수는 이들에게도 당연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기관들은 인플레이션 헷지 등 다양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구매하거나 이를 통한 수익 창출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 게다가 암호화폐 시장은 거래소로부터 굉장히 분산돼 있는 실정이다. 현재까지 규제 영역이 온전히 편입된 상황이 아니기에 시장에 많은 비효율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비효율성은 기관에게 새로운 수익 기회로 여겨질 수 있다. 다만 규제 안에서 이들이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제한돼 있기에 그저 쳐다만 봐야 하는 상황이 많을 뿐이다.



비트코인 선물 ETF 출시, 기관이 합법적으로 투자할 새로운 길 열려

기관이 비트코인 현물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코인베이스와 같이 합법적으로 등록된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매입하거나 장외시장(OTC)을 통해 거래해야 한다. 전통 금융시장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현물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기관이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나면 이 자산에 대한 헷지 운용이 필요하다. 선물 포지션을 열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선물은 전통 금융시장 거래소(CME 등)에서 거래 가능하다. 코인 투자자에게 익숙한 비트맥스(Bitmex), 바이낸스(Binance), 오케이이엑스(OKEx)와 같은 암호화폐 거래소에도 선물이 상장돼 있지만 자산운용사가 해당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선물을 거래하기는 어렵다. 이들은 정식 등록된 금융 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미국에선 코인베이스가 선물중개기업으로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등록이 완료되면 기관이 코인베이스에서도 비트코인 선물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즉, 기존에 기관은 코인베이스 또는 장외시장에서 현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거나 CME 등에서 선물 거래로 비트코인에 투자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BITO가 출시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기관이 합법적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할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다.

이는 시장에 어떤 효과를 줄까?

선물은 현물 가격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력을 미친다. BITO를 이용해 비트코인 현물에 대한 가격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현물을 직접 보유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실제로 현물을 보유한 기관 입장에선 ETF 가격 상승이 현물 자산 가치 상승을 뜻하기에 보다 긍정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향후 비트코인 현물을 구입한 기관은 헷지를 위해 더이상 직접 선물 포지션을 열 필요가 없어질 가능성도 있다. 숏선물 ETF 등 방향성에 베팅할 수 있는 상품이 출시되면 이를 거래하면 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거래소·자산운용사·전통금융시장 거래소 각각 역할 나눠 갖게 될 것

그렇다면 앞으로 암호화폐 거래소가 필요 없어질까? 그렇지 않다. 선물은 현물에 대한 실물인수도가 발생하기에 존재 의미가 있고, 가격 연관성이 생기게 된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선물 계약의 실물인수도를 실행하게 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향후 출시될 선물/옵션, ETF, 더 나아가 복합적인 비트코인 파생상품에 대한 계약 이행을 담당하는 청산소로서 존재 의미가 생기게 된다.

요약하면 암호화폐 거래소는 장외시장에서 선물 실물인수도가 일어나는 현물 청산소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전통 금융시장의 자산운용사는 현물이 아닌 파생상품을 만들어 거래소에 상장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전통 금융시장 거래소는 비트코인 선물/옵션 및 기타 파생상품을 기관이 합법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즉, 시장 참여자가 점차 서로 역할을 나눠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비트코인 특성상 전통 금융시장 거래소에 상장하기 어렵다. 누구나 거래소를 열어 비트코인을 상장할 수 있기에 현물은 규제 영역에서 통제가 힘들다. 그러나 선물은 가능하다. 선물은 이에 대한 청산소(현재 암호화폐 거래소)가 존재하기만 한다면 실물인수도든 현금결제든 원하는 방식으로 전통 금융시장에서 상품을 만들 수 있고, 상장할 수 있다. 이 상품은 개인과 기관 모두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비트코인을 금융 시장에 합법적으로 들여올 방법을 시장 참여자가 찾아낸 셈이다.

이는 CME나 CBOE와 같은 상품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원자재 선물/옵션과 유사한 방식이다. 금, 오일 등의 원자재는 현물이 존재하지만, 실제 거래소에서는 대부분 선물을 거래한다. 시장 참여자는 실수요, 투기, 헷지 등 다양한 목적으로 선물을 거래하며, 실제 이 선물 계약의 이행을 담보해줄 수 있는 청산소가 존재한다. 비트코인 또한 이런 전통 금융시장의 방식을 통해 원자재처럼 자연스럽게 거래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암호화폐 존재 가치 두고 가타부타할 상황 아냐···생산적 논의 필요한 시점

BITO를 둘러싼 시장 참여자 역할 구분에 비추어봤을 때, 그들의 탐욕은 현재와 비교할 수 없는 폭발적 거래량과 이에 수반하는 가격 변동성을 만들어 낼 것이다. 조그마한 상선이 오가던 항해로에 이제는 거대 기업의 상선이 들어와 물건을 싣고 무역할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물건은 점점 빠르게 많이 거래될 것이다. 물건 가격 또한 이 속도감에 맞춰 상승과 하락을 더 빠르게 반복할 것이다. 거대 기업은 상선을 보다 좋게 만들려고 애쓰고, 여기에 수반되는 환경오염 등 여러 문제에 대해 각국 정부는 상선을 규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최초의 비트코인 선물 ETF인 ‘BITO’가 의미하는 바가 여기에 있다.

비트코인 ETF는 시장에 존재하는 모든 참여자의 탐욕이 결합한 결정체다. 결정체가 커지고 다양해질수록 돈을 버는 누군가가 존재한다. 이제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가 가진 근원적 의미 또는 존재 가치를 두고 가타부타할 상황은 지났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누군가는 이 현실을 직시해 움직이고 누군가는 외면할 것이다. 현실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만큼 시장 흐름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보다 생산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현명 디에이그라운드 대표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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