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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미사일인 줄”… 시속 300㎞ 항공기 조종석 뚫고 들어온 따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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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따오기와 충돌하면서 깨진 농업용 항공기 유리창 /짐로빈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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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시속 300㎞로 비행하던 농업용 항공기와 새가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각) 호주A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호주 동남부 빅토리아주 북부 케랑 지역 상공을 날던 농약 살포용 항공기에 따오기 한 마리가 부딪혔다. 당시 항공기는 시속 250~300㎞ 정도로 비행 중이었다. 항공기를 향해 정면으로 날아온 따오기는 기체의 앞유리를 뚫고 조종석 안으로 떨어졌다. 조종사는 다치지 않았다.

사고기 조종사인 짐 로빈스는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새 한 마리가 내 무릎으로 떨어졌다”며 “그야말로 미사일 같았다. 다시 떠올리기도 끔찍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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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스트라이크 당시 영상. 조종석 내부엔 따오기 피로 흥건하다/ 트위터


짐 로빈스는 충돌 이후의 사진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조종석 전면유리가 크게 파손된 모습이 담겼다. 조종석 내부는 피로 흥건했고 바닥에는 따오기 사체가 놓여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이런 사고에도 로빈스가 안전하게 항공기를 착륙시킨 것에 놀라워했다. 로빈스는 “유리 파편과 따오기 깃털이 흩날려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유리에 난 구멍으로 시야를 확보하며 착륙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로빈스는 오랜 비행 경력에도 항상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조류가 기체와 충돌하거나 기체 엔진 속에 빨려 들어가는 것)’를 겪을까 노심초사했다고 한다. 그가 자주 다니는 경로에 쐐기꼬리수리의 둥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고 당시엔 근처에 서식하는 독수리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다름 아닌 따오기였다”고 했다.

로빈스는 항공기의 전면유리를 방탄유리로 교체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로빈스는 농업용 항공기 회사 소유주이자 베테랑 조종사로 알려졌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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