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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저커버그ㆍ머독…가디언이 뽑은 '기후변화의 최고 악당 1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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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브런·엑손모빌 석유기업 CEO, JP모건 회장 등 불명예

"인류 운명에 엄청난 영향…책임 물어야"

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다음달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를 앞두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기후변화와 관련해 미국의 최고 악당(Villain·빌런) 12명'을 선정,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 설립자 등 12명의 명단을 뽑고 "이 12명의 조력자와 부당이득자들은 인류의 운명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전했다.

그 외 셰브런, 엑손 등 에너지 기업의 수장을 비롯해 이들 기업에 돈을 대는 JP모건체이스와 블랙록의 CEO, 저변에서 사실상 이들 활동을 지원하는 미 정치인 등이 불명예를 안았다.

저커버그에 대해 가디언은 "화석연료 산업을 대신해 기후변화를 부정해 이익을 얻으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 4월 미 의회에서 기후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큰 문제(big issue)'라고 발언하기도 했지만, 실제 이를 통제하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페이스북의 친화석 연료 광고는 4억3천100만회 조회됐다. '기후변화는 사기(hoax)'라고 주장하는 광고는 작년 상반기 미국에서만 최소 800만회 조회됐다.

'미디어 황제' 머독은 수십 년간 기후변화를 부인하는 뉴스와 잘못된 정보 확산으로 23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소비자단체 '퍼블릭 시티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폭스뉴스의 기후 보도 중 80% 이상이 기후변화를 부인하는 내용이다.

그는 "지구가 존재하는 한 기후변화는 계속되고 있으며, 언제나 약간은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굴지의 석유 기업 셰브런, 엑손모빌, 코크 인더스트리즈의 CEO 등도 명단에 올랐다.

가디언은 셰브런에 대해 "전 세계 민간기업 중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악명 높은 기업 오염원"이라며 CEO를 맡고 있는 마이크 워스의 이름을 올렸다.

대런 우즈가 CEO로 있는 엑손모빌에 대해서는 "40여 년 전 기후변화를 인식한 최초의 석유회사로 알려졌지만, 기후변화 부정을 퍼뜨리는 데 수백만 달러를 썼고 동시에 투자자가 소유한 회사 중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탄소를 배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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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우즈 엑손 CEO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두 사람은 오랜 기간 기후변화 부정을 확산하고 탄소배출 억제를 위한 입법 노력을 지연시킨 미국석유협회(API) 이사이기도 하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금융계 인사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2015년 파리협정이 채택된 이후 화석연료 분야에 총 3천170억달러의 자금을 댔다. 다른 은행보다 33% 많은 수준이다.

JP모건체이스는 2016~2019년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타르샌드 프로젝트에 20억달러 이상 투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870억달러를 지원하는 세계 최대의 화석연료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를 감독한다.

이들 활동이 가능한 배경에는 미 정치인들이 있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바이든 행정부가 던지는 기후변화 의제에 당을 동원해 반대표를 던지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화석연료 업계로부터 30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지원받기도 했다.

민주당 내에서 중도 노선을 표방하는 조 맨친 상원의원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변화 의제에 반대 뜻을 나타내는 인물이다. 그는 1980년대 석탄회사를 설립, 부를 얻었다. 엑손의 로비스트들은 그를 '자기네 사람'으로 부르며 일주일에 몇 번씩 만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밖에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에 기반한 수익 모델을 가진 글로벌 사료 기업 카길의 CEO 데이비드 맥레넌, 엑손 모빌과 API 등 화석연료 기업과 협력해 PR, 광고, 로비 캠페인을 진행하는 에델만 PR의 CEO 리처드 에델만도 포함됐다.

약 20건의 기후변화 책임 소송에서 석유회사의 변호를 맡은 미 로펌 깁슨 던의 파트너 변호사 테드 부트루도 기후변화 악당으로 분류됐다.

법원에서 "모든 사람이 기후 위기에 대해 평등한 책임을 공유하고 있으며, 화석연료 산업에 특히 책임이 있다는 것은 '비생산적'"이라 주장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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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런던 타워브리지 앞에 설치되는 '기후 위기' 모래시계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디언은 이들 '슈퍼빌런'의 행동이 수백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고, 실제 탄소 배출량은 미미한 취약계층에 큰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노동계급과 중산층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자신을 비난하는 것을 멈추고, 정의를 찾아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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