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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령탑은 부담 없다는데…선수들은 범실에 빈타로 자멸 [ST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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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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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선두 싸움에 막판 진통 중인 삼성 라이온즈가 연이은 실책으로 키움 히어로즈에 발목이 잡혔다. 타선의 침묵도 뼈아팠다.

삼성은 27일 오후 고척 키움전에서 3-8로 무릎을 꿇었다.

기대를 모았던 선발투수 마이크 몽고메리는 5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무너졌다. 타선 역시 이틀 간의 휴식이 독이 된 탓에서 일까. 단 7안타에 그쳤다. 팀 7안타 중 3안타가 9회말 벤치 멤버들이 때렸다.

경기 전 허삼영 감독은 "체력을 회복한 부분과 타격감을 잃을 수 있다는 걱정 등의 양면성은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자신의 컨디션을 잘 조절할 것으로 본다"며 "부담은 없다. 우린 최종전까지 간다는 생각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허 감독의 말과 달리 선수단은 꽤나 부담을 느낀 것처럼 보인다. 키스톤 콤비는 흔들렸고 타선은 집단 침묵에 빠졌다. 김호재, 강한울 등 백업 자원의 만회하는 점수를 뽑아내면서 나름의 위안을 삼았다.

이날 삼성은 김지찬(유격수)-김상수(2루수)의 키스톤 콤비를 내세웠다. 포수 마스크는 강민호가 착용했다.

먼저 강민호는 1회말 1사 후 좌전 안타로 루상에 나간 김혜성의 빠른 발에 당해 2루 도루를 허용했다. 강민호는 2루로 공을 던지지도 못했다. 선발 몽고메리가 다음 타자 이정후를 2루 방면으로 타구를 유도했지만, 2루수 김상수의 송구보다 이정후의 발이 더 빨랐다. 그러면서 순식간에 주자 1, 3루. 몽고메리가 크레익의 타구를 내야 땅볼로 이끌며 선행 주자를 잡았지만, 홈으로 들어가는 김혜성을 막지 못하면서 실점을 내줬다.

팀이 0-1로 뒤진 3회말 유격수 김지찬이 선두타자 변상권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 1루로 안정적으로 송구할 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하지만 1사 1루에서 김혜성이 볼넷을 골라 루상에 나간 뒤 다시 도루에 성공하며 2루를 훔쳤다. 강민호는 힘껏 공을 2루로 던졌지만 도루 저지에 실패했다.

삼성 야수진이 실책으로 주춤하자 이번엔 몽고메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1사 1, 2루에서 이정후의 병살타성 타구를 유격수 김지찬이 포구에 실패하면서 그 사이 2루주자 이용규가 홈을 밟았다. 그간 봐 온 김지찬이라면 충분히 병살로 이닝을 끝낼 수 있었던 타구였다. 몽고메리는 다음 크레익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실점이 3으로 늘었다.

삼성은 0-6으로 뒤진 7회초 상대의 연이은 실책으로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7회 등판한 조상우를 상대로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몰렸다. 김지찬의 내야 땅볼이 유격수 송구 실책, 대타 김동엽의 내야 땅볼이 3루수 포구 실책으로 연결되면서 2사 1, 2루로 기회를 살렸다. 하지만 박해민이 좌익수 뜬공으로 돌아서면서 1점도 만회하지 못했다.

7회말 대타 김웅빈에게 2타점 쐐기타를 맞아 패색이 짙어진 삼성은 박해민, 강민호, 오재일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교체하며 백기를 들었다.

오히려 그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벤치 자원들이 힘을 냈다. 먼저 오선진이 상대 마무리투수 김태훈을 상대로 우중간 안타, 김호재가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다. 5경기 연속 안타가 없었던 이원석도 마침내 안타를 뽑아내면서 무사 만루로 찬스를 이었다. 여기서 허 감독은 강한울 카드를 썼다. 대타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강한울이 김태훈의 초구에 배트를 휘둘렀는데 1타점 우전 안타가 됐다. 김동엽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박승규의 적시 중전 안타, 김성윤의 희생플라이로 분위기를 살렸다. 하지만 피렐라가 우익수 플라이로 잡히면서 그대로 경기 종료.

삼성은 2위 KT와 함께 나란히 패배하면서 간신히 선두를 지켰다. 그러나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우승을 확정 지를 수 없다. 0.5게임 차로 맹추격 중인 2위 KT가 잔여경기가 두 경기 더 많아 우승 매직넘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력 우승이 불가능해 남은 두 경기를 다 이기고 KT의 경기 결과를 봐야한다. 범실과 빈타 등에 허덕인 삼성은 마치 바람 앞의 등불 신세에 놓였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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