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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검은 태양' 유오성 "인생 3쿼터 첫 작품, 감독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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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배우 유오성이 `검은 태양`으로 안방극장에 강렬하게 복귀했다. 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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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오성이 드라마 '검은 태양'으로 3년 만에 안방극장에 성공 복귀했다. 지난 23일 종영한 MBC 금토 드라마 '검은 태양'(극본 박석호, 연출 김성용)은 1년 전 실종됐던 국정원 최고의 현장요원 한지혁(남궁민 분)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내부 배신자를 찾아내기 위해 조직으로 복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유오성은 극중 어둠의 권력을 틀어쥔 인물인 백모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악행을 일삼는 빌런이지만 권력의 피해자였던 백모사를 무게감 있으면서도 설득력 있게 그려내 "역시 유오성"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검은 태양' 종영 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유오성은 "27살에 사회에 나왔다. 지금 56살인데 27년을 인생의 한 쿼터로 보니 작년부터 3쿼터더라. 운 좋게 MBC 드라마에 나오게 됐는데 3쿼터 드라마 첫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성실하게 임했다"고 돌아봤다.

백모사는 대사 보다는 눈빛과 표정, 제스처 중심으로 상황을 전달한 캐릭터다. 드라마 중반 이후 전면에 나서 극적인 긴장감을 더했다. 유오성은 복귀작으로 '검은 태양'을 선택한데 대해 "감독에 대한 믿음"을 이유로 들었다.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땐 다른 배역들은 이미 캐스팅 된 상황이었어요. 제작진이 백모사 역 캐스팅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 친분 있는 기획사 대표가 절 소개해줬습니다. 절 추천했을 때는 당연히 저에 대해 기대하는 바나 믿음이 있을 터였으니 대본도 안 받고 (출연을 승낙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죠. 배우는 연기할 수 있는 공간이 주어지는데 감사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배우는 선택 받는 입장인 만큼 제작진이 이 역할에 제가 적합하다고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했습니다. 감독님에 대한 믿음도 컸죠. MBC 창사 60주년 특집 드라마이고 신설된 금토드라마라 중압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캐스팅과 관련해 재밌는 뒷얘기도 들려줬다. 유오성은 만나기로 했을 때 이미 출연을 결정했는데 제작진은 반신반의하며 미팅에 나왔다는 것. 유오성은 "밥을 먹으면서 제작진을 처음 만났다. 그때 저는 제 인생 3쿼터 첫 드라마이기도 하니 이미 하기로 생각하고 간 자리였다. 그런데 제작진은 '저 사람이 해줄까?'라는 생각으로 확신 없이 나왔다고 하더라. 나중에 들어보니 자리를 마치고 김성용 감독이 바로 상암동(MBC)에 '됐다'고 문자를 날렸다더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다른 배우들도 제작발표회 전까지 백모사 역에 유오성이 캐스팅된 줄 몰랐단다. 유오성은 "5월 3일에 63빌딩에서 전화 받는 장면을 첫 장면으로 찍었다. 그리고 5월 28일인가 제작발표회를 했는데 그때까지 감독님이 백모사가 누군지 말을 안했다. (박)하선이가 '오빠 웬일이야'라기에 '구경왔다'고 했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이어 "트레일러를 보여주는데 다른 배우들은 고생해서 찍은 것들이 나오는데 나는 전화받는 한 컷 나오길래 민망하더라. 그런데 하선이가 '오빠가 저거 하는 순간 드라마의 격이 달라졌다'고 해줬다"며 흐뭇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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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오성은 20년간 꾸준한 운동으로 몸을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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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오성은 극중 남궁민과 대적하며 긴장감 있게 극을 이끌어갔다. 남궁민은 국정원 내부의 배신자를 찾아야 하는 복수심에 가득찬 한지혁 역을 소화하기 위해 14kg이나 벌크업 하며 전신을 근육질로 만들었다. 유오성 역시 외적으로 다부진 체격과 탄탄한 몸매를 자랑했다.

작품을 위해 운동한 것인지 묻자 유오성은 "한지혁과 맞짱 뜨는 장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상의 탈의 장면이 있는 것도 아니라 따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의 몸은 악기를 조율하듯이 평상시에 컨트롤하는 것이다. 운동을 부지런히 해왔다. 20년 전 '챔피언'이라는 영화를 했는데 당시 넉 달 반에서 다섯 달 가량을 일주일에 5일, 5시간씩 연습했다. 몸이 그걸 기억하고 있어서 벌크업을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 일주일에 4일 이상은 몸을 푼다"고 프로다운 관리를 들려줬다.

그러면서 "촬영장에서 어느날 남자 후배들이 저를 뒤에서 한참 쳐다보더라. 그래서 분장 스태프에 '왜 보는 거냐'고 물었더니 내 가슴이 떡 벌어져서 보는 거라더라. 남궁민이 운동을 하니까 그런 게 있던 모양이더라. 후배들이 부럽다길래 '뭘 또 그런 것 가지고' (으쓱)했다"며 깨알같은 자랑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배우일이라는 게 비정규직 감정근로자 아닌가. 작품을 하지 않을 때는 운동을 루틴으로 한다. 사실 할 일이 없어서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백모사 캐릭터는 상당히 복잡하다. 캐릭터 분석을 어떻게 했는지 묻자 유오성은 극 중 대사를 언급하며 설명했다. 유오성은 "초반부에 남궁민이 기억 상실하고 돌아오자 여자 박사가 이렇게 말한다. '우리 머릿속에 기억과 감정이라는 게 있는데 감정의 힘이 더 세다. 감정이 너무 세버리면 기억을 훼손한다'라고. 이게 우리 드라마의 주제이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한지혁의) 직업이 국정원 요원이지만 기억이 감정의 지배를 받지 않길 원하는 것. 백모사도 따지고 보면 유경험자다. 조직(국정원)에서 퇴출된 사람이다. 한지혁을 도플갱어처럼, 페르소나처럼 보고 가스라이팅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이 나무라고 생각한다. 연출진은 뿌리고 배우는 꽃을 피우는 거다. 작가의 의견에 동의하기 때문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니 써놓은 대본을 따라가면 문제가 없다. 개인적인 사견을 넣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대본에 충실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검은 태양' 속 인상적인 장면을 꼽자면 마지막회의 폭탄 인질 테러를 빼놓을 수 없다. 백모사는 은행 데이터 센터를 점거하고 직원들을 인질로 삼은 뒤 이 장면을 방송으로 내보내며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국가의 결정을 요구했다. 국민들에게 국가가 국민보다 국익을 우선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백모사가 짠 큰 판이었다. 내친 걸음이니 폭탄 테러를 강행할 수도 있었으나 백모사는 결정적인 순간 폭탄을 터뜨리지 못했다. 이유가 뭘까.

유오성은 "드라마의 틀에서 보면 억지스러운 면도 있긴하다. 그러나 딸 유제이(김지은 분)에 대한 마음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딸이 인질 무리로 들어가고, 그곳에 가기 전 방송실에서 아빠가 좋아하던 노래를 틀어준다. 딸과의 관계를 그렇게만 보여주는데 백모사는 내적으로 갈등을 계속 하고 있었던 거다. 딸을 보며 폭탄을 못 터트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빌런이 큰일 벌일 줄 알았더니 딸 바보로 끝났다고 (시청자들이) 하기도 하던데 아쉬운 면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 부분은 유제이가 아버지가 죽은 뒤 오열하는 장면에서 '부녀가 결국 저렇게 만나는 구나'라고 전달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오성은 딸 역을 맡은 김지은에 대해 "두 세 번 밖에 만난 적이 없다. 그런데 연기하기 전에 많이 (서사를) 빌드업 한 것 같더라. 대사를 나눈 적은 거의 없지만 그런 생각이 들더라. 함께한 마지막 신에서 드론샷을 찍을 때 지은이한테 '연기 잘한다. 좋은 배우 되겠다'고 말을 건넸다. (항공촬영인데도) 연기를 열심히 하고 있더라. 연기는 내가 하는 것 보다 상대의 액션에 리액션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백모사가 염세적으로, 감정적으로 갈 수도 있었는데 나의 상황이 (김지은의) 리액션을 통해 설명이 됐다"고 칭찬했다.

유오성은 스태프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종영 후에 감독님, 제작국 사람들, 기술 스태프들, 분장 스태프 등에게 고맙다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배우는 운명처럼 배역의 선택을 받는 입장입니다. 거기에 대한 감사함도 있고요. 나이를 먹으면서 범사에 감사할 줄 알게 되더라고요. 5줄인가 보냈는데 제작PD가 두배 이상, 20줄 가까이 답장을 보내왔더라고요. 함께 작업 처음 했는데 재미있었다고 하는데 그 또한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검은 태양' 스핀오프도 끝나고 영화 '강릉'이 11월 10일 개봉하고 나면 몇몇 스태프들 만나 소주 한 잔 해야겠어요. (그때 즈음이면) 위드 코로나도 될테고요."(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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