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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르포]"세계를 연결하라"… 코로나시대 화합 외치는 '사막 위' 두바이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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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두바이엑스포의 한국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공연을 보고 있다. 코트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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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두바이엑스포의 한국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 코트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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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코로나19 비상인데 여기는 딴 세상이네요.”

지난 23일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엑스포 현장. 한 미국인 관광객은 최고 35도의 불볕더위에도 국가관 1곳 입장에 2시간 가까이 줄을 서야 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ㆍKOTRA) 관계자는 “두바이에선 코로나19 음성 결과서 없이는 병원, 식료품점밖에 갈 수 없을 정도지만, 호텔 600여 개 예약이 엑스포 관광객으로 모두 찰 만큼 성황”이라고 전했다.

지난 1일 ‘마음의 연결, 미래의 창조’라는 주제로 개막한 두바이엑스포 중앙부에는 거대한 돔 모양의 ‘알 와슬 플라자’가 자리 잡고 있다. 알 와슬은 두바이의 과거 이름이자 아랍어로 ‘연결’을 의미한다. 코로나19로 분열된 전 세계의 파트너십을 복원하고 미래 세대에 새로운 영감을 주자는 게 두바이엑스포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다.

엑스포에는 주로 국가 단위로 전시관이 설치된다. 두바이엑스포에서 한국관은 총 191개 국가관 가운데서도 '꼭 들러야 할 곳 5위' 안에 들 정도로 인기가 많다. '스마트 코리아, 한국이 선사하는 무한한 세상’을 표방한 한국관은 건물 외벽에 설치된 1,597개의 스핀큐브가 동시에 회전하며 태극 문양과 ‘KOREA’ 등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마치 거대한 경기장에서 매스게임을 보는 듯하다.

한국관 내 영상관인 ‘버티컬 시네마’는 천장에서 벽면까지 거대한 세로 스크린으로 구성돼 신선한 시각을 제공한다. 안유석 한국관장은 “대체로 한국의 옛 그림들은 세로가 많다"며 "우리 전통의 시각에 외국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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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두바이엑스포에 마련된 한국관 외벽에 스핀큐브가 태극 문양 이미지를 만들어낸 모습. 코트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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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엑스포 내 한국관 외벽에 설치된 스핀큐브를 가까이 서 본 모습. 총 1,597개로 이뤄진 스핀큐브는 각 면마다 다른 색깔을 가졌고, 한쪽 면에는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밤에도 이미지 연출이 가능하다. 빨간색과 파란색, 노란색 등의 스핀큐브 색깔은 한국의 전통색상인 오방색에서 차용했다. 코트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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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두바이엑스포 내 한국관의 '버티컬 시네마'에서 관람객들이 누워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코트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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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함께 2030년 엑스포 유치에 나선 이탈리아와 러시아도 상당히 공을 들였다. 이탈리아관에선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복제품이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5.18m 원본 크기 그대로 재현됐다. 예술 작품을 최신 기술로 완벽하게 복제하면서 예술의 '고유성(Originality)’을 앞으로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는 평가다.

러시아관에선 붉은 광장의 성바실리 대성당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듯한 외관과 함께 내부에는 거대한 뇌가 전시됐다. 인공지능(AI)이 미래 우주로 연결돼 뻗어나가는 이미지를 형상화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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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엑스포의 이탈리아관 모습.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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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관에 전시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복제품.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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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엑스포의 러시아관 외관 모습.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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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마다 열리는 국제 엑스포는 각국이 앞다퉈 유치하려는 인기 행사다. 주로 신기술을 소개하던 초기 유행에서 발전해 요즘은 각국의 전통과 문화를 알리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글로벌 이벤트 성격이 강해졌다. 2025년 일본 오사카엑스포는 ‘삶을 빛내는 미래 사회 디자인’을 주제로 내세웠다.

엑스포는 경제적 효과도 상당하다. 두바이엑스포로 UAE가 얻을 장기 경제효과는 335억 달러(약 40조 원), 고용 창출효과는 90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2030년 엑스포 유치를 두고 한국(부산)과 이탈리아(로마), 러시아(모스크바) 등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바이엑스포를 방문한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은 “부산 경제를 일으켜 세우려면 관광객이 늘어야 한다”며 “엑스포 조직위원을 두루 만나며 부산 지역을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2030 엑스포 개최지는 2023년 12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69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될 예정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한국관을 찾아 “두바이엑스포에서 한국관의 성공이 부산 엑스포 유치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2030년은 탄소중립이 달성되는 해인 만큼 부산이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선 이런 주제들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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