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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성 녹취' 불똥 튄 이재명…'김은경 판결문'에 운명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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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공개한 녹취록을 통해 2015년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사퇴를 종용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황 전 사장의 사퇴에 개입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검찰은 해당 사건을 지난 26일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에 배당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하고 이 후보를 공범으로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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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이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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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2015년 2월 6일 유한기(현 포천도시개발공사 사장)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황 전 사장에게 “(이재명)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거 아닙니까. 이미 끝난 걸 미련을 가지세요”라며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다 박살 난다”며 사퇴를 종용했다. 황 전 사장의 사직서 제출이 이재명 당시 시장의 뜻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과 ‘닮은꼴’



법조계에선 이 사건과 관련해 2019년 4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죄로 기소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판결문에 주목한다. 김 전 장관이 청와대 내정 인사들을 앉히기 위해 임기가 남은 환경부 산하 기관장과 임원들에게 사표를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불린다. 2심 재판부는 지난 9월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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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기소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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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1·2심 재판부는 임명·징계권을 가진 공무원(①)인 김 전 장관이 정관 또는 관련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 없이(②) 임기가 남은 공공기관 직원의 사표 제출(③)을 하급자에게 요구한 점이 직권남용죄 구성 요건에 해당한다고 봤다. 직권남용죄(형법 123조)는 공무원이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하급자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할 때 성립하는 범죄다.

녹취록에 따르면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은 황 전 사장의 ‘중도사퇴 의혹’과 닮은 측면이 있다. 황 전 사장은 자신이 임기를 1년 7개월(③)이나 남겨둔 상황에서 임면권자인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①)에 의해 정당한 사유 없이(②) 내쫓기듯 물러났다고 주장한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2심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의 사표 징구(徵求ㆍ내놓으라고 요구함) 행위로 산하 기관 임원 4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직했다며 직권을 남용한 사례라고 판결했다. 다만 12명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1심과 달리 항소심은 임기가 끝난 8명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대법 직권남용 법리 좁혔지만, 적용 가능



1·2심 재판부는 대법원이 좁혀놓은 직권남용죄 법리에 김 전 장관의 사례를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문화ㆍ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직권남용죄 적용 범위를 좁게 해석했다. 상급자가 직권을 남용했더라도 이 행위가 ‘의무 없는 일’이었는지 따져봐야 한다면서다. 이때 의무 없는 일은 관계 법령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의 행위가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공공기관 운영법 및 정관에 정한 해임사유가 있어 사표 제출을 한 게 아니라 단지 전 정권에서 임명된 임원들을 소위 ‘물갈이’하기 위해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2심 역시 임원 4명에 대해선 1심과 같이 김 전 장관이 직권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녹취록만으로는 입증 어려워



이 후보자 측은 황 전 사장이 공개한 녹취록의 신뢰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캠프 대변인이었던 현근택 변호사는 26일 한 방송에서 “본인이 상대방과의 대화를 특정 시점에 녹취하는 건 저는 신뢰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선 황 전 사장의 녹취록만으로는 혐의 적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의 경우에도 검찰은 10여명이 넘는 관계자 진술은 물론 환경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표적 감사 문건을 포함한 22건의 문서 파일을 확보했다. 한 부장판사는 “녹취록은 수사의 단서일 뿐”이라며 “지시를 내린 공무원이 어떻게 직권을 남용했는지 구체적 정황이 드러나야 직권남용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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