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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돌풍 이끄는 ‘베이비 헐크’ 하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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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하윤기는 2m3㎝의 장신인 데다 점프력도 좋아 KT의 골밑을 단단하게 지키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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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이 형이 그랬어요. ‘넌 우리 팀의 하기둥이야’라고요.”

수원 올레빅토리움에서 만난 프로농구 수원 KT의 ‘괴물 신인’ 하윤기(22)가 웃으며 말했다. 키 2m3㎝, 윙스팬(양팔을 벌린 길이) 2m8㎝의 하윤기는 “고려대 시절 내 별명이 ‘프랑켄슈타인’이었다. 그런데 KT 형들은 ‘베이비 헐크’ ‘하윤귀요미’라 불러준다”며 웃었다.

하윤기는 지난달 신인 드래프트 2순위에 뽑힌 뒤 “프로에 가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하윤기는 6경기에서 평균 11.2점, 5.2리바운드를 올려 KT를 3위(4승 2패)로 이끌고 있다. 하윤기는 “제가 다 바꾼 건 아니다. 형들의 공격력이 좋아서 난 리바운드, 블록슛 같은 궂은일을 하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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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한국가스공사 니콜슨의 훅슛을 블록해 내는 하윤기(왼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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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기는 지난 14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앤드류 니콜슨의 훅슛을 볼록해 냈다. 또 정영삼의 레이업슛을 ‘파리채 블록’으로 막아냈다. 하윤기는 “그것(정영삼 레이업슛)을 제일 깔끔하게 잘 찍었다. 프로에서도 통할 줄 몰랐는데, 한 두개 찍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공격 선수보다 더 높이, 수직으로 떠서 볼만 보고 친다”고 블록슛 비결을 밝혔다.

하윤기는 16일 서울 삼성전에서 아이제아 힉스에게 ‘인 유어 페이스 덩크’를 당했다. 그래도 그걸 블록해 보려는 패기를 선보였다. 하윤기는 “덩크 먹는 걸 싫어한다. 한 번 찍어보려고 떴다”고 했다.

하윤기는 그 경기에서 23점을 몰아쳤다. 8점에 그친 삼성 센터 이원석(21)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하윤기는 신인 1순위 이원석, 신인 3순위 고양 오리온 가드 이정현(22)과 ‘루키 빅3’라 불린다. 코트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이들과 신인왕 경쟁 중이다. 하윤기는 “둘이 잘했다는 기사를 보면 (승부욕이) 더 불타오른다. 원석이는 키가 큰 데도 빠르고, 정현이는 클러치에서 한 방을 넣는다. 그래도 내가 블록슛과 트랜지션은 더 나은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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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기는 학창 시절 잦은 부상 탓에 드래프트 1순위가 아닌 2순위로 밀렸다. 하윤기는 “고1 때 십자인대가 꺾여 수술했다. 이후 발목을 다쳤는데도 무릎이 아파서 쉬는 줄 알더라. 무릎 연골이 없다는 소문까지 났는데, 내 연골은 멀쩡하다. 건강하게 잘 뛰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뿐이다. 솔직히 신인 1순위 욕심은 났지만, 순위는 숫자일 뿐”이라고 했다.

경험이 아직 부족한 하윤기는 특급 빅맨에게 혼쭐이 났다. 18일 고양 오리온전에서 고려대 선배인 이승현(29·1m97㎝)에 막혀 4득점에 그쳤다. 하윤기는 “역시 두목 호랑이(이승현 별명)는 다르더라. 힘이 장난이 아니다”라고 떠올렸다. 원주 DB 김종규(30·2m7㎝)는 데뷔전을 치른 하윤기를 한 수 지도한 뒤 “윤기를 블록하면 ‘웰컴 투 KBL’이라고 말해주려 했는데, 힘들어서 못했다”고 했다. 리그의 빅맨들이 하윤기를 주목하고 있다.

하윤기는 “데뷔전이라 아무 것도 모르고 뛰었다. 이후 더 불타올랐다. (선배들과) 다시 붙으면 쉽게 지지 않겠다”면서 “사실 종규 형이 롤모델이다. 잘 달리고 미들슛까지 갖춘 선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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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수원 올레빅토리움에서 만난 수원 KT 하윤기.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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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빅맨 기근에 시달리던 KT는 하윤기 가세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윤기는 “훈이 형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공격이 더 강해질 거다. 경기당 리바운드 7~8개를 잡아서, KT의 창단 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KT는 올 시즌 부산에서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겼다. 하윤기는 ‘수원 농구명문’ 삼일상고 출신이다. 삼일상고는 양희종(안양 KGC), 송교창(KCC), 이현중(데이비슨대), 하승진(전 KCC) 등을 배출했다. 하윤기는 “모교를 방문한 하승진(2m21㎝) 대선배님을 상대한 적이 있다. 나보다 머리 하나만큼 더 크고, 공을 잡자마자 넣더라”고 했다.

하윤기는 지난 6월 아시아컵에서 함께 활약한 이현중(21), 여준석(19·용산고)과 ‘한국농구 미래’로 꼽힌다. 하윤기는 “슈터 현중이는 기복이 전혀 없고, 준석이는 잘 뛰면서 3점슛까지 갖췄다. (당시 대표팀 주축이었던) 라건아가 ‘포스트에서 상대가 잘하든 못하든 내가 최고란 마인드를 가져라’라고 조언해줬다”고 했다.

수원=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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