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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 버틸 수 있나…은행권 "2억 전세대출, 매달 83만원+3% 갚아라" 옥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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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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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처음부터 원금을 나눠 갚는 분할상환대출 확대 정책을 갑자기 내놓으면서 서민들의 대출상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은행들이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의 분할상환 비중을 늘리는 데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는 단지 '유도'라고 표현했으나 사실상 정부의 압박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내년도 전체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 목표를 올렸다.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분할상환대출 비중이 낮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실제 2019년 기준으로 한국은 분할상환대출 비중이 52.6%인데 반해 영국은 92.1%, 독일은 89%, 네덜란드는 81.3%, 벨기에는 93.6%에 이른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은 가계대출 규제를 금융회사에서 소비자로 확대하고 대출 기준을 담보·보증력에서 상환능력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면서 "특히, 분할상환 관행 확산으로 일시상환의 위험 경감과 소득감소 등 외부충격에 대한 가계부채의 구조적 안정성 제고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우선 전체 은행권 주담대 분할 상환 비중을 올해 57.5%에서 내년도 60%로 높일 방침이다. 집단대출 등을 제외한 개별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비율 목표도 새로 만들었다. 지난 6월 기준 개별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 비중은 73.8%로 내년에는 80%까지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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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서민들이 주로 받고 있는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부분이다.

전세대출의 분할상환은 3%대, 신용대출 분할상환은 11%대로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 비중보다 훨씬 낮다. 금융위는 내년부터 전세대출 분할상환 비중이 높은 금융사에 정책모기지를 먼저 배정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권고대로 영업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은행들이 전세대출 2억원의 10%만 분할상환으로 적용해도 대출자는 2년간 한 달에 원금 83만원에 현재 전세대출 평균금리 약 3% 내외를 더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리스크관리 측면에서는 분할상환 대출 방식을 취하는 게 맞지만, 갑자기 적용하면서 서민들이 당장그 만한 돈을 부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부가 내년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로 4~5%를 고집하고 있는 만큼, 내년 대출시장은 본격적인 '빙하기'가 도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이번 대책으로 젊은층과 서민층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가계대책 핵심은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의 단계별 시행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내년 1월부터 6개월 이상 앞당겨 조기 시행하고, 제2금융권의 DSR 기준도 기존 60%에서 50%로 강화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1억8000만원(신용 5000만원·주택담보대출 1억3000만원) 대출자는 내년에 추가로 2000만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받으려면 총 대출액이 2억원이 넘어 차주단위(개인별) DSR로 제한된다. 이 대출자의 연봉이 5000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시중은행에서는 연간 원리금 합계 2000만원까지, 보험사나 카드사 등 제2금융권에서는 원리금 2500만원까지만 빌릴 수 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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