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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곰'도 돌아섰다… 악재 여전한데 美증시는 왜 계속 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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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JP모건·골드만 "저가 매수" 전략 적중 평가,

'주가 하락' 예상 모건스탠리는 입장 바꿔…

인플레 초점 두고 "현금 늘리라"는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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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증시가 한 달 여간 약세 끝에 반등에 성공하며 매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하고 있다.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던 전문가들도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사진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앞 황소와 곰 동상./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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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매일 최고점을 갈아치우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인플레이션·공급대란 등 세계 금융시장에 악재가 쌓인 가운데 예상치 못한 주가 상승 국면을 만나 오히려 당황하는 분위기다.

최근의 강한 오름세에 "당분간 미국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회의론을 펼쳤던 전문가들마저 입장을 바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상승장에서 수익을 낸 개인 투자자들이 여전히 시장을 떠받치고 있어 금리인상·물가상승 등 웬만한 악재가 해소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고점 행진 뉴욕 증시, 얼마나 올랐나

코로나19 이후 거침없는 상승세를 지속하던 미국 증시는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초까지 심하게 출렁였다.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조치로 돈이 넘쳐났던 주식시장이 '유동성과의 작별을 고할 때가 왔다'는 잇단 경고에 흔들린 것이다.

지난 8월20일(이하 현지시간) 3만5000선에 올라선 다우존스산업지수(블루칩 클럽)는 9월9일 3만4000선대로 하락하더니 9월20일엔 3만3000선까지 빠졌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 역시 8월말 4500선을 밟았지만 9월9일 4400선으로 떨어졌고, 10월4일엔 장중 4300선까지 깨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9월7일 장중 1만5403.44로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약세로 돌아서 10월4일엔 장중 1만4181.69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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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뉴욕 주식시장은 한 달 여의 '짧은 방황(?)'을 마치고 지난 14일부터 반등을 시작했다. 주요 기업들이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더니 전고점인 9월초 지수를 단숨에 넘어섰다.

26일 현재 다우존스는 3만5756.88로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장중엔 3만5892.92를 기록했다. 직전 최저점인 9월30일 이후 1개월도 안돼 5.7% 반등했다. S&P500 지수도 사상 최고점인 4574.79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의 경우 1만5235.72로 지난달초 최고점에 거의 다다랐다. S&P500과 나스닥은 직전 최저점인 이달 4일 이후 20여일 만에 각각 6.4%, 6.9% 올랐다.


시장 부담되는 악재 여전한데 왜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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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이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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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 시장이 크게 흔들린 것은 쏟아지는 악재에 '걱정의 벽(wall of worry)'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르면 11월 자산 매입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는 테이퍼링 신호를 보내면서 발작이 시작됐다.

채권 시장에서는 돈줄의 흐름이 줄어들 것을 예상하고 금리가 뛰었고, 이는 빅테크주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공급망 병목현상이 부각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것도 주가 발목을 잡았다. 원유·천연가스·석탄 등 원자재 가격 급등하면서 1970년대와 같은 경기 침체와 물가 급등이 결합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전문가들은 실적 시즌이 시작되면서 이 같은 악재에 대한 공포가 걷히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상당수 투자자들이 인지하고 있는 내용인 데다 지난 하락장에서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더 이상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미국 투자정보회사인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는 "S&P500 지수가 다시 50일 이동평균선 위로 복귀했다"며 "최근 한 달 넘는 하락 추세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분석했다.


"내년까지 강세장"…비관론자들도 입장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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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조정이 일시적인 만큼 저가 매수할 것"을 조언한 JP모건과 골드만삭스의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진은 뉴욕 증권거래소 앞 황소상.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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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미국 증시와 관련해선 '조정이 온다'는 모건스탠리와 '다시 상승한다'는 골드만삭스·JP모건의 전망이 엇갈렸다.

이달초만 해도 모건스탠리의 "뉴욕 증시가 최대 20% 하락할 수 있으니 조정장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했다. 하지만 현재는 "곧 다시 오를 테니 저가 매수전략을 펴야 한다"는 JP모건과 골드만삭스의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수석전략가는 "다양한 경제 이슈로 증시가 한동안 횡보할 수 있지만 2022년엔 약 7%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건 글로벌 리서치헤드는 "뉴욕 증시는 연내 가장 취약한 한 달을 벗어나 가장 강력한 시기로 넘어가 남은 기간 플러스 수익률을 낼 것"이라며 "어떤 약세 흐름이 와도 주식을 추가 매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시장 강세론자인 UBS 자산운용사는 내년 글로벌 경제가 1990년대와 같은 초호황을 맞을 것이라며 S&P500 지수가 50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 증시를 부정적으로 봤던 '곰(Bear·약세장)'들도 입장을 바꿨다. 특히 하락 전망을 내놨던 모건스탠리는 최근 고객들에게 "아마추어 개인 투자자들이 계속 저가매수에 나서는 바람에 뉴욕 증시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 그룹이 매도세로 돌아서기 전까지 시장은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모를 보냈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업실적 흐름이 뒤집히지 않는 한 펀더멘털이 악화되더라도 지수는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까지 "주가가 10~20% 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던 글로벌 자산관리회사 구겐하임파트너스 역시 새로운 전망을 내놨다. 이 회사의 스콘 마이너드 CIO는 "우리는 계절적 단기조정이 끝났다고 본다"며 "내년에는 S&P500 지수가 500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수 있는 만큼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제임스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인플레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미 중앙은행(Fed) 위원들이 인플레이션을 얕잡아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최대 연기금인 플로리다주 연기금 운용회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애쉬벨 윌리엄스는 "시장 변수가 많은 시기에는 반드시 유동성이 있어야 한다"며 "자산 보호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떨어진 가격에 주식을 매입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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