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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대리급도 연봉 1억 우습다…요새 몸값 높아진 이 직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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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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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신(新)외감법)'이 시행된 지 3년, 최근 회계업계의 화두는 '인력난'이다. 빅4(삼일·삼정·한영·안진) 회계법인에서만 올해 1200명 가까이 신입 회계사를 선발했지만 업계 내 인력 갈증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모양새다. 감사 인력은 계속 필요할뿐더러 인수·합병(M&A)과 ESG(환경·책임·투명경영) 트렌드로 경영·세무 자문에 대한 수요도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중견·중소 회계법인에서는 회계사 품귀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25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주요 회계법인들은 최근 인력 영입에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빅4는 연봉 인상과 함께 신입 회계사도 대규모로 채용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신입 385명을 선발했고, 삼정은 7년 연속 최다 인원인 390명을 뽑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40%가량 증가한 것으로, 두 회사가 지금까지 채용한 인원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한영과 안진도 신입 회계사를 각각 220명, 170명 채용했다.

인력 쟁탈전은 연말 감사시즌이 임박한 데다 신외감법 도입으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표준감사시간제' 등이 맞물려 회계사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기인한다. 회계사 등의 업무량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회계사들 몸값도 높아졌다. 특히 M&A 시장 활성화로 회계사들이 금융권,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털(VC) 등으로 이직이 활발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더욱 강하게 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회계사의 수요가 커진 것이다.

한 회계사는 "업계 먹거리가 늘었다"며 "처우 개선 등도 회계 업계 활황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 업계 주요 관계자도 "M&A 업계에서 기업가치 평가와 경영자문에 대한 노하우 등을 지닌 회계사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외국어에 능통한 주요 회계법인 출신 회계사라면 몸값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렇다 보니 인력난 영향은 중소 회계법인이 더욱 크게 받는 편이다. 한 중소 회계법인에 재직하는 회계사는 "신외감법 도입과 회계사의 외부 기업 진출로 기존 회계법인 인력난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특히 올해 새로 선발된 인원이 빅4에 쏠려 중소 회계법인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회계 업계에서는 다음달 결정되는 2022년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 규모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해마다 11월에 공인회계사 자격제도심의위원회에서 선발 예정 인원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회계사 선발 인원은 2018년 850명에서 2019년 1000명을 거쳐 2020년 1100명으로 늘었다가 2021년에는 동결됐다. 위원회는 2022년 이후 선발 인원이 감원될 수 있음을 시사했고, 한국공인회계사회도 축소 조정 의지를 내놓은 바 있다.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T) 감사기법 발달에 따라 향후 회계사 수요 자체가 감소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회계 업계 관계자는 "회계 업무가 디지털화돼 중·장기적으로는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어 선발 인력 축소가 거론되는 것"이라면서도 "현재 인력난이 상장사를 감사하는 회계법인의 인력 부족으로 나타나기에 선발 인력 감원에 드라이브를 걸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반면 주요 회계법인 관계자는 "회계 업무 디지털화가 도입되고 있지만 전문적인 회계인력이 직접 봐야 하는 일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력난이 당분간 좀처럼 잦아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일선의 한 회계사도 "회계사 업무가 많아지고, 다른 업계 진출로도 많아진 만큼 신규 유입은 돼야 하는 게 현재 업계의 실정"이라고 전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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