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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박정환 파죽의 4연승....삼성화재배 결승 첫 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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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양딩신전 승자와 3번기로 패권 다툼

박정환(28)이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고지에 첫 발자국을 찍었다. 지금까지 이 대회 3차례 4강(2010·2012·2014년)을 뛰어넘는 개인 최고 기록이다.

22개월째 한국 랭킹 2위를 지키고 있는 박정환 9단은 27일 준결승 첫날 대국서 전날 이동훈을 꺾고 올라온 중국 자오천위(22) 8단의 맹추격을 따돌리고 결승행 티켓을 움켜쥐었다(236수 끝, 백 불계승). 이번 대회서 파죽의 4연승(모두 백번) 행진이다. 이날 대국도 한·중 두 나라를 잇는 인터넷 망을 이용해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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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삼성화재배 결승에 선착한 박정환 9단. 중국 자오천위의 후반 맹추격을 막아내고 이 대회 사상 처음 결승 고지를 밟았다. /한국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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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으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올해 초 열린 제9회 잉씨배서도 4강에 올랐던 자오천위(중국 14위)는 중반 무렵까지 AI(인공지능) 승률 10~20%대를 헤맸으나 좌상귀 135의 치중수 한 방으로 국면을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몰아갔다. 국면은 이후 패싸움과 바꿔치기로 어지럽게 전개되다 좌하귀 백이 수습되면서 박정환의 승리로 끝났다. 쌍방 모두 마지막 초읽기까지 몰리는 접전이었다. 둘 간의 상대 전적은 5승 1패로 벌어졌다.

결승 직후 인터뷰에서 박정환은 “그 동안 삼성화재배에서 기대만큼 성적이 안 나와 아쉬웠는데 처음 결승에 올라 기쁘다. 힘들게 결승에 오른 만큼 가진 실력을 모두 쏟아부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또 “결승 상대는 누가 올라와도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오래간만의 한국 우승이 걸린 만큼 신진서 9단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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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실 입장에 앞서 한국기원 직원으로부터 전자기기 소지 여부 검사를 받고 있는 박정환 9단. 모든 국제대회마다 이 절차를 거친 뒤 대국이 시작된다. /한국기원


박정환은 이로써 생애 다섯번째 세계 메이저 타이틀 우승까지 마지막 한 고비(2승)만 남기게 됐다. 상대는 28일 벌어질 한국 1위 신진서(21) 대 중국 2위 양딩신(23)전 승자다. 박정환은 국내외에서 31회나 우승했으나 현재는 무관(無冠)이다. 2019년 10월 이후 2년 간 타이틀을 추가하지 못했다. 신진서와 치른 여섯 번의 ‘형제 결승’ 패배 때문이었다. 박정환의 신진서 상대 통산전적은 20승 25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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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열린 삼성화재배 준결승 첫날 박정환과 겨룬 자오천위. 중반 이후 무서운 힘을 발휘했지만 첫 세계 대회 결승 진출 꿈이 무산됐다. /한국기원


28일 벌어질 신진서 데 양딩신의 두 번째 준결승전도 접전이 예상된다. 신진서가 지난 9월 춘란배를 정복하고 국제 무대서 15연승을 질주 중이지만 양딩신도 세계 제패(2019년 LG배)를 경험해 본 강자다. 상대 전적도 양딩신이 5승 4패로 앞서 있다. 중국 간판으로 다섯번째 삼성화재배 사냥에 나섰던 커제가 조기 탈락한 마당에 2위 양딩신을 향한 중국 바둑계의 기대는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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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천위도 대국에 앞서 중국기원 직원에 의해 전자기기 소지 여부 검사를 받았다. /한국기원


박정환·신진서의 결승카드가 이뤄질 경우 2020년 2월 끝난 제24회 LG배 이후 1년 9개월만의 세계 메이저 한·한 결승이 성사된다. 당시 결승전 주인공 역시 신진서와 박정환이었다. 둘 중 누가 승리해도 삼성화재배 첫 우승이다. 최근 6년에 걸쳐 중국에 머물던 삼성화재배 우승컵을 7년만에 한국으로 되찾아오게 된다는 의미도 크다.

박정환은 양딩신에겐 통산 6승 2패로 강했다. 지난해 8월 갑조리그 대결 이후 3연승 중이다. 1인당 2시간, 1 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지고 3억원의 우승 상금이 걸린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는 11월 1일 시작된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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