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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후보는 트럼프 ‘시종’”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명운 건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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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버지니아주지사 선거 두 번째 지원
민주 -공화 후보 박빙세...민주당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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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6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테리 매컬리프(왼쪽) 민주당 주지사 후보 유세에서 지지자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알링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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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저녁 워싱턴 백악관을 빠져 나온 조 바이든 대통령은 포토맥강 다리를 건너 버지니아주(州) 알링턴을 찾았다. 다음 달 2일 실시되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테리 매컬리프 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서였다. 이번 선거에서만 두 번째 직접 지원 유세다. 앞서 부인 질 바이든 여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매컬리프 후보 지원 유세에 참여했다. 미국 민주당이 당력을 총동원해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승리에 매달리는 이유는 뭘까.

민주당은 2009년 이후 주지사와 상원의원 등 버지니아주 차원 공직 선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바이든 대통령도 2020년 대선 당시 버지니아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10%포인트 차이로 여유 있게 눌렀다. 민주당 주지사 후보로 나선 매컬리프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주지사를 지냈을 정도로 지역 내 인지도와 기반이 탄탄하다.

미 AP통신은 “빠르게 성장하는 워싱턴 교외 지역은 버지니아를 한때 ‘스윙스테이트(민주당과 공화당 번갈아 지지)’에서 민주당 주로 만들었다”며 “특히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계 거주자 인구가 증가하면서 더욱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양상은 시간이 흐를수록 달라지고 있다. 기업가 출신 글렌 영킨 공화당 후보는 지난 8월만 해도 매컬리프 후보에 지지율이 6%포인트 이상 뒤처져 있었다. 그런데 이달 들어 격차를 좁히더니 이날 공개된 버지니아커먼웰스대 여론조사에선 3%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었다. 심지어 23일 공개된 KA컨설팅 조사에선 2%포인트 차이로 역전시켰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대선 후 집권당이 다음 중간선거에서 고전하는 현상,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 영향으로 분석된다.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초 60% 대 지지율에서 최근에는 39~43%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피로, 고용 부진 등 여전한 경제난, 아프가니스탄 철군 작전 실패 등이 겹친 탓이라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영킨 후보가 인종ㆍ교육문제 등 ‘문화전쟁’ 프레임을 꺼내 백인 중산층을 결집시키는 전략도 주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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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9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구국' 집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디모인=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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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1월 미 의회 중간선거를 앞둔 만큼 이번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밀린다면 민주당은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15분간의 연설에서 “영킨은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기 위해 트럼프를 포용했다”며 영킨 후보를 트럼프의 시종(acolyte)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사기 주장과 1ㆍ6 워싱턴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책임론도 거론했다. 중도 유권자의 반(反)트럼프 정서를 자극해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번 선거는 바이든-트럼프 대리전 성격이기도 하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매컬리프와 영킨의 결판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통령과 민주당은 이번 조기 선거를 2022년 의회 선거와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참고자료로 삼으려 한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버지니아여, 오바마와 나에게, 나와 해리스에게 해줬던 것처럼 매컬리프에게도 (지지를) 보여달라. 버지니아와 미국을 위해 민주주의를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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