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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이불에 코피 흘려 32만원 배상한 뒤 벌어진 ‘반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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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 호텔에 놀러 갔다가 자녀가 이불에 코피를 흘려 32만원을 배상한 이용객이 호텔 측 대처 과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온라인에 불만 글을 올렸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아이가 호텔 이불에 코피 흘려서 32만원 배상’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지난 3일 강원도 A호텔에서 투숙하던 중 자녀가 갑자기 코피를 흘려 수건으로 닦았으나 호텔 이불에 핏자국이 묻었다고 했다.

조선일보

작성자 자녀가 10월 3일 호텔에 투숙하던 중 호텔 이불과 수건에 흘린 혈흔/네이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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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는 “한 달에 한 두번 여행을 다니고, 미국 호텔에서도 코피 정도는 괜찮다고 한 번도 문제가 있었던 적이 없어서 다음날 그냥 체크아웃을 하게 됐다”고 했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호텔 측은 작성자에게 “이불을 못쓰게 됐으니 30만원을 배상하라”고 연락했다고 한다.

작성자는 “(호텔 측이)’방역 지침상 어쩔 수 없다’고 해서 제가 ‘강릉시 지침이냐’고 물어봤더니, 갑자기 말을 바꿔 ‘이불에 피가 묻은 것이 지워지지 않으니 파손으로 처리되는 것이 내부규정’이라고 했다. 돈을 내놓든지, 똑같은 이불을 구해오라고 했고 마지막엔 ‘어차피 폐기처분될 이불이니 보내드릴까요?’라고 해서 알았다고 하고 이불을 기다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도 이불은 배송되지 않았다고 한다. 작성자는 12일 호텔 관계자에게 연락해 이불을 보내달라고 독촉하며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일상생활 중 발생하는 사고를 보장하는 보험)으로 이불값을 보상받을 수 있게 관련 서류를 요청했다.

이불은 지난 20일에 도착했다. 호텔 측은 아이의 코피를 닦은 수건도 동봉했다. 이불을 꼼꼼히 살펴보던 작성자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정체모를 노란 자국이 묻어 있던 것.

작성자는 “오줌자국인지, 토자국인지가 남아 있었는데 너무 이상했다. 만약 저희 아이의 오줌이라면 겉시트에도 묻어 있어야 했는데, 묻어 있지 않았다. 저희에게는 코피 흘린 걸로 30만원 이상 결제하게 해놓고 이런 이불을 준 거다”라고 했다.

이날 저녁 작성자는 찬물에 이불과 수건을 세탁했고, 핏자국은 호텔 측 주장과 달리 말끔히 지워졌다고 한다. 이에 작성자는 곧바로 호텔 측에 항의했다.

작성자는 호텔 관계자에게 “지금 (이불을) 빨아보니 핏자국이 없어졌다. 핏자국이 안 없어져서 파손이라고 주장했던 분이랑 다시 통화하고 싶다. 코로나를 핑계로 저희에게 책임을 전가했으면 저 오줌자국이 남아 있는 이불을 우리에게 주면 안 된다”고 따졌다.

조선일보

10월 20일 작성자가 호텔 측에서 받은 이불. 작성자는 이불에 정체 모를 노란 자국이 묻어 있었다고 주장했다/네이트판


이에 호텔 관계자는 “개별로 손빨래를 하는 게 아니라 선 분류 작업 후 대용량으로 세탁이 들어간다. 핏물이 빠져 교차오염으로 다른 린넨까지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혈흔의 경우 코로나 시국에 작업자들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작업장에서 거부한다. 이에 오염된 린넨류는 파손, 폐기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성자가 밤 늦게 보낸 문자 때문에 임신한 아내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호텔 문제와는 별개로 정식 항의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작성자는 호텔 측에 ▲최초 통화에서 이불에 묻은 혈흔이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한 직원의 해명 ▲작성자 가족을 진상으로 취급한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메일을 보냈으나, 답장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작성자는 “저는 단돈 32만원에 이러는 게 아니다. 저는 일상배상책임보험이 있어서 2만원 빼고 다 보장이 나온다. 저뿐만 아니라 수많은 가족, 연인, 친구들끼리 좋은 기억을 만드려고 방문한 곳에서 집에 가는 길 몇십만원씩 폭탄 맞아서 안 좋은 기분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이 호텔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작성자의 사연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코피를 흘린 작성자 가족이 체크아웃 시 해결했어야 한다는 쪽과 호텔 측이 작성자 가족에게 뒤집어 씌운 것 같다는 쪽으로 나뉘었다.

호텔 측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27일 통화를 시도했으나 관계자는 “내부사항은 말씀드릴 수 없다”며 짧은 입장을 전했다.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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