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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10년전 韓영화 보고 신선한 충격…프랑스, 나아가 유럽에 알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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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파리한국영화제의 수석 프로그래머

프랑스인 다비드 트레들러 씨

동아일보

다비드 트레들러 씨. 파리한국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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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는 불가능이 없다. 모든 주제를 다루고, 장르조차 가리지 않는다. 이러한 예술적 대담함이 높은 수준에 도달한 비결이다.”

26일(현지 시간) 개막한 제16회 파리한국영화제의 수석 프로그래머인 프랑스인 다비드 트레들러 씨(40)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비롯해 영화 ‘기생충’, ‘미나리’ 등 한국 문화의 강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올해로 16년째인 파리한국영화제는 프랑스, 나아가 유럽에 한국 영화를 알리는 핵심 역할을 해왔다. 트레들러 씨는 2013년부터 이 영화제에서 일하며 프랑스에 소개할 한국 영화를 선정하고 프랑스어 자막을 입히는 작업을 담당했다.

개막식이 열린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퓌블리시스 극장에서 만난 그는 “아직도 10년 전이 생생하다”고 했다. 1981년 파리에서 태어난 그는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후 미디어 업계에서 일해 왔다. 2013년 관객으로 방문한 파리한국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는 곧바로 현장에 있는 스태프를 찾아가 “영화제에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부탁했고 이는 그가 프로그래머로 영화제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됐다.

배용재 파리한국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영화제에 선보일 한국 영화를 고르는 데 프랑스인의 시각이 필요했다”며 “장면 중 느끼는 즐거움 웃음 슬픔 등 감정 포인트가 한국인과 다르다”고 했다. 트레들러 씨는 프랑스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영화를 선별했고 이는 영화제의 성장에 기여했다. 2006년 1회 때는 관람객이 529명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증가해 현재는 매년 약 1만 명이 영화제를 찾는다. 이날 개막식도 전석 매진됐다. 현장 대기표를 구하기 위한 파리 시민들의 행렬이 개선문 앞까지 길게 이어졌다.

그는 한국 영화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대형 상업영화뿐 아니라 독립영화, 고전영화까지 찾는 프랑스인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본 가장 인상적인 한국 영화로 최무룡, 문정숙 주연의 ‘오발탄’(1961년 작)을 꼽았다.

그는 한국 영화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도 현재 유명해진 감독들에게만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며 “젊은 세대가 새로운 영화를 만들 기반을 마련해 한국 영화의 장점인 ‘대담함’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파리한국영화제는 11월 2일까지 열리며 장편 18편, 단편 28편 등 총 46편이 상영된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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