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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추 한통 9600원"…햄버거·샌드위치 가게 '야채대란'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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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강원 횡성군 청일면 초현리의 양상추밭에 가을장마의 여파로 무름병이 발생했다. 해당 작물은 병해의 영향으로 상품성을 잃어 산지 폐기할 처지에 놓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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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냉해로 양상추·시금치·미나리·배추 등 채솟값이 치솟고 있다. 2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선 양상추 한 통 가격이 9600원에 팔렸다. 이날 마트를 찾은 주부 정모(65)씨는 “양상추, 애호박 가격이 또 올랐다”며 “채솟값이 계속 오른다고 하니 김장이 벌써 걱정된다”고 말했다.



양상추 없는 햄버거·샌드위치 속출



특히 양상추는 최근 한파로 수급이 불안정해져 프랜차이즈 햄버거·샌드위치 가게에 영향을 주고 있다. 맥도날드에선 일주일째 양상추 없는 햄버거를 팔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 21일 매장에 ‘양상추 수급 불안정에 따른 쿠폰 제공 안내문’을 게시했다. “갑작스러운 한파로 양상추 수급이 불안정해 양상추가 평소보다 적게, 혹은 제공이 어려울 수 있다”며 “양상추가 포함된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 매장에서 사용 가능한 무료 음료 쿠폰을 제공한다”고 안내했다.

일부 고객은 이같은 상황에 양상추 없이 고기 패티와 양파 등만 있는 햄버거를 찍은 ‘인증샷’을 인터넷 게시판 등에 올리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샌드위치 전문점 서브웨이도 최근 매장에 ‘샐러드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안내했다. 샌드위치에 나가는 양상추도 정량 제공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다방면으로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현재로선 정상화 시점을 말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식품 안전·품질에 대한 내부 기준이 있어 양상추 공급업체를 갑작스럽게 변경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롯데리아·버거킹은 양상추가 제공되고 있다. 버거킹측은 “냉해 때문에 양상추 수급에 어려움은 있지만 현재까지는 양상추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며 “공급망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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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불고기버거' 홍보사진(왼쪽)과 양상추 품귀로 인래 네티즌이 최근 구매했다고 밝힌 불고기버거. [중앙포토,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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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에 따르면 양상추는 올해 늦장마로 병해 피해가 큰 상황에서 10월 한파까지 겹치며 물량이 급감했다. 현재 산지 물량이 전년 대비 70%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다. 서울 가락시장 도매가격 기준으로 27일 양상추 상등급(10㎏)은 4만836원이다. 전날 가격(3만6931원)보다 110% 올랐다. 작년 같은 기간(1만4279원)에 비하면 286% 비싸다. 매일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햄버거·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발을 동동 거린다. 한 샌드위치 가게 사장은 “어제 시장에서 4500원에 샀는데 오늘은 6300원”이라며 “몇 백원씩 오르는 게 아니라 몇 천원씩 오른다”고 한숨을 쉬었다.



늦장마에 기습한파…채소가격 계속 올라



양상추뿐만 아니라 배추·시금치·상추·브로콜리 등 엽채류 채솟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 가락시장 10월 3주차 가격동향에 따르면 상추(적치마 4㎏상자)는 5만 원대로 작년(1만 원대)보다 다섯 배가량 가격이 올랐다. 배추얼갈이(4㎏상자)도 9700원대로 작년 동기(3300원대)대비 세 배 비싸졌다. 시금치 한 단(500g)은 전 주보다는 가격이 내려 2200원대다. 그래도 작년(1200원대)보다 1000원 이상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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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추(일반 10kg) 가격 동향.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유통업계는 채솟값 고공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마트에선 일부 채소의 경우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고온이 지속돼 엽채소가 병해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다가 10월 들어 한파가 갑자기 오면서 악재가 겹쳤다”며 “최대한 가격 인상폭을 줄이고 물량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가격 상승폭도 커질 수 있다. 대형마트에 따르면 양배추·배추는 냉해에 강한 편이지만, 최근 비가 많이 내려 일부 산지는 속이 무른 배추가 나오고 있다. 이 관계자는 “배추는 지금까진 작년과 가격대가 비슷한데, 김장철이 다가오며 농가의 기대심리가 더해져 가격이 약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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