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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전 차단했어야" 금천구 가스 누출 사고, 매뉴얼 안 지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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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전 체크리스트 "수동 전환·잠금 장치" 명시 ...SK TNS "매뉴얼 존재 여부 말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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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이산화탄소 누출사고가 발생한 서울 금천구 가산동 데이터허브센터에서 소방대원들이 나오고 있다. 이날 누출 사고로 2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중 3명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 연합뉴스



"실수로라도 약제가 방출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작업 전 안전핀을 잠그고 작업을 하는 게 맞다."

소방청 소방분석제도과 관계자의 말이다.

사망자 3명을 포함해 21명의 사상자를 낸 23일 서울 금천구 가산데이터허브센터 소화 약제 누출 사고에서 안전 매뉴얼이 안 지켜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은 사망자 가운데 한 명인 A씨가 소화설비 작동 버튼을 눌렀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면서도 그 경위에 대해서 조사 중이다.

사고 당일 작업자 50여 명이 일하던 곳은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가산데이터허브센터 신축 공사가 진행된 지하 3층과 4층. 해당 공간은 발전기실과 전기실로 물이 닿으면 설비가 망가지는 특성상 이산화탄소 소화설비 설치가 허용된 공간이다.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는 화재 진압 시 이산화탄소 약제를 방출해 설비에 피해를 줄일 순 있지만 인체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바닥 면적 300㎡ 이상의 전기실, 발전실, 연면적 800㎡ 이상의 주차용 건축물, 항공기 격납고 등 상주 인원이 적은 곳으로 설치가 제한된다.

작업 전 열 가지 체크리스트 확인했나

현재까지 사고 정황을 봤을 땐 작업 전 관리자의 안전 조치가 이행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이 배포한 '이산화탄소 질식재해 예방 안전작업 매뉴얼'의 '작업 전 체크리스트'를 보면, 작업 전 소화설비의 잠금장치를 하도록 돼 있다. 관리자가 매뉴얼을 따랐으면 소화설비가 작동하지 않아야 정상.

사상자가 21명으로 다소 많았다는 것도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높여준다.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는 위험성 탓에 작동되고 30초 뒤에 약제가 방출되도록 설계돼 있다. 이 때문에 안전 매뉴얼에선 경보기 작동 후 30초 내로 대피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을 만들도록 돼 있다.

작업 전 소화설비 작동을 중단 시키는 건 따로 소방 당국에 신고하지 않아도 할 수 있다. 소방청 소방분석제도과 관계자는 "이는 따로 인·허가 사안이 아니다"라며 "관리자가 화재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만 해 놓으면, 소화설비를 중단시키고 작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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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이 배포한 유지·보수 작업시 소화설비 작동에 의한 이산화탄소 질식 재해 예방 안전작업 매뉴얼, 소화설비에 의한 이산화탄소 질식사고 예방 작업 전 체크리스트. ⓒ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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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진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는 불이 났을 때 설비를 보호할 수 있어도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을 질식시킬 수 있다'며 "최근 학계에서도 이 설비를 제한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역시 "사고의 고의성 여부보다는 사전 안전 조치가 잘 이행됐는지를 조사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가스계 소화설비가 인체에 위험한 만큼 사전에 차단하고 작업을 진행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사의 원청으로 알려진 SK TNS 관계자는 지난 26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산화탄소 소화설비와 관련한) 자체 매뉴얼이 있는지 없는지는 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편, 경찰은 26일 합동 감식 결과 '수동 조작에 의한 유출'로 잠정 결론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소화약제가 수동 조작에 의해 유출된 것으로 가결론을 내렸다"면서 "수동 조작함 근처에서 작업 도중 숨진 A씨의 조작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원청에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628조(소화설비 등에 대한 조치)와 제636조(지하실 등의 작업) 위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현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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