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SW인터뷰] 가을, 정수빈이 영웅이 되는 시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월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스로 영웅이 되자.”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어김없이 정수빈(31·두산)의 방망이가 뜨거워진다. 9월 이후 나선 48경기에서 타율 0.297(175타수 52안타) 31득점 6도루 등을 기록했다. 가을야구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 26일 잠실 키움전에서도 마찬가지. 결승 투런포로 승리를 이끌었다. 평소보다 큰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정수빈은 “홈에서 치르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다. 중요한 경기에서 의미 있는 홈런을 친 것 같다”고 웃었다.

◆ 올해도 변함없는 가을사나이 면모

정수빈 하면 떠오르는 단어 중 하나는 가을사나이다. 9월 이후 통산 타율이 0.328에 달한다. 포스트시즌(PS)에서도 거침없이 내달렸다. 2015시즌 한국시리즈에선 무려 0.571(14타수 8안타)의 고타율을 자랑하며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서기도 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두산과 6년 최대 56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부침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올 시즌 초반 긴 슬럼프를 경험했다. 극심한 타격 부침을 겪으며 1~2군을 오가야 했다.

스스로 터널을 빠져나왔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좌절하지 않았다. 정수빈은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핑계될 것도 없다. 그냥 못했다”고 솔직히 답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멘탈적인 면에 신경을 썼다. 정수빈은 “사실 고개도 숙이고 눈치도 보고 했다”면서 “컨디션은 결국 올라올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계속 훈련하면서 준비했다. 지금은 나만의 리듬을 찾은 듯하다. 남은 경기에 힘을 쏟으려 한다”고 말했다.

◆ 부담 대신 즐기는 마음으로

프로 13년차. 어느덧 팀 내 고참급이 됐다. 형들에게 의지했던 과거와는 달리, 후배들을 챙겨야 하는 입장이다. 정수빈은 “나를 비롯한 (동갑내기) (허)경민이, (박)건우 등이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하게 됐더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나 역시 후배들이 했던 것들을 앞서 겪었다. 종종 조언을 해주곤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을야구에 올라간다면 시즌 성적은 다 끝난 것이다. 부담을 내려놓고 스스로 영웅이 되라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표가 요동친다. 두산의 경우 단순히 PS 진출을 넘어 4위 자리를 둔 혈전이 벌이고 있는 중이다.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체력적 소모도 클 터. 정수빈은 담담했다. “순위에 대해 선수들끼리 크게 얘기는 안 한다. 더 높을수록 좋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면서 “압박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남은 경기 즐기면서 하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정수빈이 타석에서 힘차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잠실=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 스포츠월드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