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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함덕주의 눈물 "어떻게든 도움 되고 싶었다. 죄송한 마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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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의지도 결국 꺾이고 말았다. 통증을 참아가며 공을 던져보려 했지만 결국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최대한 수술을 피하고 공을 던져보려 했다. 지루하고 두려운 재할 기간을 거쳤다. 오로지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하지만 결국 눈물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더 이상은 통증을 참지 못하고 수술대에 오르게 됐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함덕주가 결국 수술대에 오른다.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어려운 재활을 택했지만 부상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LG 투수 함덕주(26) 이야기다.

함덕주는 25일 롯데전 등판 이후 팔꿈치 통증이 재발했다. 더 이상은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결국 수술을 결정하게 됐다.

함덕주는 왼 팔꿈치에 뼛조각이 발견 됐다. 이 뼛조각이 인대를 찌르며 통증이 생겼다.

어떻게든 수술을 피해보려 했다. 팔꿈치 수술은 재활 기간이 4개월 정도 걸린다. 시즌이 끝난 뒤 수술을 해도 다음 시즌 준비에 큰 차질이 없다.

그래서 참기로 했었다. 최대한 팀의 포스트시즌까지 버텨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함덕주는 두산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된 선수다.

트레이드로 두산에 내준 선수가 양석환이었다. 양석환은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펄펄 날았다. 타격 전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 성적을 찍으며 단박에 두산의 중심 타자로 거듭났다.

그럴 수록 함덕주가 갖게되는 부담은 클 수 밖에 없었다. 구단에서 일찌감치 수술을 권유했지만 어떻게든 재활로 버텨 보겠다고 고집을 부린 이유였다.

깔끔하게 수술을 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함덕주는 올 시즌에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그것이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갚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공을 잡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지만 재활로도 던질 수 있다는 실낱 같은 희망 하나만 붙잡고 매달렸다.

그 결과 통증을 잡고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게 됐다.

5월9일 이후 4개월 정도 공백이 있었지만 9월 14일 삼성전서 마운드에 올라 홀드를 기록했다.

연투는 어려웠지만 한 경기서 멀티 이닝을 던지는 것은 가능했다. 함덕주는 세상을 다 얻은 것 처럼 기뻤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통증이 재발햇다. 주사 치료를 받으며 버텨봤지만 첫 연투 이후 팔꿈치에 심한 무리가 왔다. 수술대에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함덕주는 우타자 상대에 강점을 가진 투수다. KBO리그서 손 꼽히는 체인지업을 장착하고 있어 우타자 바깥쪽 승부에 대단한 위력이 있는 투수다.

올 시즌에도 좌타자에게는 피안타율이 0.270이었지만 우타자에게는 0.233에 불과했다. 팀의 핵심 불펜 투수로서 우타자를 막는데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투수였다.

류지현 LG 감독도 주로 함덕주에게 우타자를 많이 맡겼다. 그 결과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10월 평균 자책점은 1.59에 불과했다.

하지만 결국 부상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함덕주는 "어떻게든 올 시즌부터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기약 없는 재활에도 매달려 봤다. 다시 공을 던질 수 있게 돼 정말 기뻤다. 이제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좋았다. 하지만 결국 완전히 이겨내지 못했다. 팀이 중요한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다. 정말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수술 잘 받고 돌아 와 내년에는 어떻게든 힘이 될 수 있도록 죽을 힘을 다할 것이다. 내년에는 누구보다 잘 할 것이다. 잘 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겠다. 올 시즌에 죄송했던 마음을 내년 시즌에 반드시 갚겠다"고 미안한 마음과 수술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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