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수술을 피하고 공을 던져보려 했다. 지루하고 두려운 재할 기간을 거쳤다. 오로지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하지만 결국 눈물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더 이상은 통증을 참지 못하고 수술대에 오르게 됐기 때문이다.
함덕주가 결국 수술대에 오른다.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어려운 재활을 택했지만 부상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
LG 투수 함덕주(26) 이야기다.
함덕주는 25일 롯데전 등판 이후 팔꿈치 통증이 재발했다. 더 이상은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결국 수술을 결정하게 됐다.
함덕주는 왼 팔꿈치에 뼛조각이 발견 됐다. 이 뼛조각이 인대를 찌르며 통증이 생겼다.
어떻게든 수술을 피해보려 했다. 팔꿈치 수술은 재활 기간이 4개월 정도 걸린다. 시즌이 끝난 뒤 수술을 해도 다음 시즌 준비에 큰 차질이 없다.
그래서 참기로 했었다. 최대한 팀의 포스트시즌까지 버텨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함덕주는 두산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된 선수다.
트레이드로 두산에 내준 선수가 양석환이었다. 양석환은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펄펄 날았다. 타격 전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 성적을 찍으며 단박에 두산의 중심 타자로 거듭났다.
그럴 수록 함덕주가 갖게되는 부담은 클 수 밖에 없었다. 구단에서 일찌감치 수술을 권유했지만 어떻게든 재활로 버텨 보겠다고 고집을 부린 이유였다.
깔끔하게 수술을 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함덕주는 올 시즌에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그것이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갚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공을 잡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지만 재활로도 던질 수 있다는 실낱 같은 희망 하나만 붙잡고 매달렸다.
그 결과 통증을 잡고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게 됐다.
5월9일 이후 4개월 정도 공백이 있었지만 9월 14일 삼성전서 마운드에 올라 홀드를 기록했다.
연투는 어려웠지만 한 경기서 멀티 이닝을 던지는 것은 가능했다. 함덕주는 세상을 다 얻은 것 처럼 기뻤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통증이 재발햇다. 주사 치료를 받으며 버텨봤지만 첫 연투 이후 팔꿈치에 심한 무리가 왔다. 수술대에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함덕주는 우타자 상대에 강점을 가진 투수다. KBO리그서 손 꼽히는 체인지업을 장착하고 있어 우타자 바깥쪽 승부에 대단한 위력이 있는 투수다.
올 시즌에도 좌타자에게는 피안타율이 0.270이었지만 우타자에게는 0.233에 불과했다. 팀의 핵심 불펜 투수로서 우타자를 막는데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투수였다.
류지현 LG 감독도 주로 함덕주에게 우타자를 많이 맡겼다. 그 결과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10월 평균 자책점은 1.59에 불과했다.
하지만 결국 부상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함덕주는 "어떻게든 올 시즌부터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기약 없는 재활에도 매달려 봤다. 다시 공을 던질 수 있게 돼 정말 기뻤다. 이제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좋았다. 하지만 결국 완전히 이겨내지 못했다. 팀이 중요한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다. 정말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수술 잘 받고 돌아 와 내년에는 어떻게든 힘이 될 수 있도록 죽을 힘을 다할 것이다. 내년에는 누구보다 잘 할 것이다. 잘 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겠다. 올 시즌에 죄송했던 마음을 내년 시즌에 반드시 갚겠다"고 미안한 마음과 수술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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