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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DGIST "미세플라스틱 뇌 안에 축적…세포 죽이는 신경독성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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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물을 마시고 음식을 먹는 과정에서 몸 안에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이 뇌로 올라가 신경독성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습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 DGIST 바이오융합연구부 최성균·이성준 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사실을 동물실험과 면역반응 분석을 통해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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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바이오융합연구부 최성균 박사, 이성준 박사, 권욱봉 박사, 김대환 연구원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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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800만 톤이 버려지는 플라스틱은 자외선과 파도 등에 의해 매우 작은 조작들로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으로 바뀌는데, 플랑크톤 등 하위 생명체들이 이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시간이 지나면서 먹이사슬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넘어옵니다.

이에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을 파악하기 위해 2㎛ 이하 미세플라스틱을 실험용 생쥐에게 일주일 동안 경구 투여하고, 생체 변화를 추적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미세플라스틱은 생쥐의 신장과 장은 물론 뇌까지도 올라가 축적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생명체의 뇌에는 위험한 물질이 혈액을 타고 들어오는 것을 걸러내는 '혈액-뇌 장벽'이란 조직이 있는데, 2㎛ 이하 초미세플라스틱은 '혈액-뇌 장벽'마저 뚫고 뇌까지 들어가 쌓이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기체가 아닌 미세플라스틱 같은 고체가 '혈액-뇌 장벽'을 통과해 뇌 조직까지 침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그만큼 미세플라스틱이 위험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면역염색 실험법을 활용해, 뇌로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이 '미세아교세포'에 쌓인다는 사실도 파악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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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아교세포는 뇌에서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세포로, 뇌세포 가운데 약 10~15%를 차지합니다.

특히,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아교세포는 건강한 상태에서 정상적인 뇌의 기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을 0.2㎛, 2㎛, 10㎛ 3개 크기로 나눠 실험했는데, 이 가운데 2㎛ 이하 미세플라스틱은 미세아교세포에 축적해 세포 증식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세아교세포는 뇌 안으로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을 외부 위협 물질로 인식해 이를 제거하기 위한 면역반응을 가동하고, 그 과정에서 뇌세포들이 죽어가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아울러, 이처럼 미세플라스틱이 뇌에 미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면역반응을 '분자생물학' 수준에서도 입증해냈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초기부터 미세아교세포의 염증 조절 지표들은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는 지표 감소 속도가 더 빨라져 세포가 죽는 현상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미세플라스틱이 일정 시간 이상 축적되면 뇌 안에 있는 세포가 죽게 되는, 즉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한다는 뜻입니다.

DGIST 바이오융합연구부 최성균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2㎛ 이하 미세플라스틱을 불과 7일 이내 짧은 기간 동안 섭취해도 뇌 안에서 신경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라며, "미세플라스틱 섭취의 잠재적 위험성이 얼마나 큰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DGIST 융합연구원의 중점연구 기관고유사업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경북대 수의과대학 박진규(병리학교실), 한지은(수생생물의학교실) 교수 연구팀과의 협력을 통해 수행됐습니다.

본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회지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IF=7.963) 온라인판에 게재됐습니다.
박찬근 기자(geu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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