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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연료망 장악’ 아이티 갱단 “총리 사퇴해야 수송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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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암살·지진 등에 국가기능 상실

한겨레

아이티 갱단 ‘G9’ 두목 지미 셰리지에가 26일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에서 언론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포르토프랭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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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암살과 미 선교사 일행 납치, 지진 등 악재가 겹치고 있는 카리브해의 아이티에서 갱단 두목이 연료 공급을 볼모로 잡고 총리 사퇴를 압박했다.

26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 보도를 보면, 아이티 갱단 ‘G9’의 두목 지미 셰리지에는 전날 밤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G9 장악 지역이 봉쇄된 이유는 단 하나”라며 아리엘 앙리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앙리 총리가 오전 8시에 물러나면 우리는 8시5분에 도로 봉쇄를 해제하겠다. 연료 수송 트럭도 통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갱단은 2주 넘게 도로를 봉쇄하고 연료 트럭의 통행을 막거나 트럭 기사를 납치하는 방법으로 연료망을 사실상 장악했다. 갱단의 위협에 공급업체들도 연료 수송을 포기했고, 주유소의 기름이 떨어져 거리엔 교통량이 크게 줄고 상점들도 문을 닫았다. 열악한 전력 사정 탓에 자체 발전기에 의존해온 병원들도 발전기를 돌릴 연료가 없어 치료를 중단할 위기에 놓였다.

아이티의 혼란 상황은 지난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자신의 숙소에서 암살당한 뒤 극에 달하고 있고, 국가 기능을 상실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 17일 총리가 참석한 아이티 독립 영웅 추모 행사에 G9이 침범해, 총리를 쫓아내고 갱단 두목이 기념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치안 불안으로 갱단이 설치고 있다. 아이티에는 2019년 기준 150개 이상의 갱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최근 그 수가 훨씬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40%가 갱단 손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에는 어린이들이 포함된 미국 선교사 일행 16명과 캐나다인 1명이 아이티 고아원을 방문하는 길에 갱단에 의해 납치됐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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