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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경기앞두고 만난 스닛커 부자 "저녁은 아버지가 샀어요" [현장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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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스닛커(56)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감독과 트로이 스닛커(32) 휴스턴 애스트로스 타격코치, 월드시리즈에서 적으로 만나는 두 부자가 한 자리에 함께했다.

스닛커 부자는 2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프파크에서 열리는 월드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장에 함께 등장했다. 둘은 전날 인터뷰를 갖기는 했지만, 한 자리에 함께하지는 않았다. 이날은 특별히 두 부자가 함께했다.

아들 트로이는 "이 순간에 감사할 것이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기전까지 이 순간으 최대한 즐기고싶다. 이 순간이 얼마나 멋진 순간인지를 생각하겠다"며 아버지와 함께 월드시리즈를 함께하는 소감을 전했다.

매일경제

스닛커 부자가 경기전 기자회견장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美 휴스턴)= 김재호 특파원


아버지 브라이언은 "전날 함께 저녁시사를 하며 얘기한 것이 '우리는 이 순간을 즐길 필요가 있다'였다. 왜냐하면 이것이 절대로 보장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언제 이 자리에 돌아올 수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그렇기에 즐기자고했다"며 맞받아쳤다.

이들을 지켜볼 브라이언의 아내이자 트로이의 엄마는 어떤 심정일까? 트로이는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냥 즐기기로 결정하신거 같다. 아마 경기 내내 울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브라이언은 "앞으로 며칠간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감정적인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아내에게 누구를 응원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경기 자체, 이 경험 자체를 즐기라고 조언했다. 왜냐하면 늘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아내와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부자에게 기념비적인 순간이지만, 경기가 시작되면 다시 적으로 돌아가야한다. 브라이언은 "누군가 경기 내내 반대편 더그아웃에서 아들 얼굴이 보일텐데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는데 나는 '아마도 보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경기에만 집중할 것이다. 집에 돌아가면 아내가 이것저것 봤냐고 묻겠지만 나는 '못봤다'고 답할 것이다. 일단 경기가 시작되면, 우리는 각자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두 부자는 모두 선수 생활은 마이너리그에서 끝났지만, 지도자로서 능력을 꽃피우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기에 서로에게 배우 것이 많을 터.

브라이언은 "몇해전 나는 투수코치 지원자를 면접해야하는 상황이었다. 45년간 면접이라고는 한 번밖에 못해본 상황이었는데 아들은 그때 휴스턴 타격코치 자리를 지원중이었다. 그래서 도움을 구했는데 이 아이가 얼마나 준비돼 있고, 그 일에 전념하고 있는지를 알고 놀랐던 경험이 있다"며 아들에게 배웠던 점에 대해 말했다.

트로이는 "아버지는 이 분야에서 어떻게 일해야하는지를 몸소 가르쳐주셨다. 어떻게 해야 꾸준히 할 수 있는지, 이기든 지든 선수들이 잘하든 못하든 꾸준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줬다. 항상 선수들을 지지해주셨고 특히 내 경력도 지지해주셨다"며 아버지에게 배운 점에 대해 말했다.

마지막으로 취재진이 가진 사소한 궁금증 하나. 두 부자의 저녁식사는 누가 샀을까? 브라이언은 미소와 함께 "내가 샀다"고 말한 뒤 아들과 포옹을 나눴다.

[휴스턴(미국)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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