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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한쪽선 폐지하자는데'…국민연금 자발적 가입 100만명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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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 현재 임의가입자 38만4천144명·임의계속가입자 55만2천9명

'노후대비에 국민연금만 한 게 없다'는 긍정적 평가 때문으로 해석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결국 계속 (보험료만) 내고 (연금고갈로) 못 받는 것 아니냐. 폐지해달라. 내 노후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왜 월급에서 강제로 빼가는지 모르겠다. 매달 내는 그 돈으로 투자하는 게 더 이득일 텐데. 가능하다면 거부하고 싶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국민연금 의무화 폐지해서 들고 싶은 사람만 들도록 해야 한다."

국민연금과 관련한 보도가 나올 때마다 어김없이 달리는 인터넷 댓글들이다.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녹아있는 목소리들이다.

이런 비판과 불만과는 반대로 다른 한쪽에서는 굳이 국민연금에 의무적으로 들지 않아도 되는데도 본인이 보험료를 전부 내면서까지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급격한 고령화 속에 은퇴나 퇴직 후 다달이 생활비를 마련하는데 국민연금만 한 게 없다는 긍정적 평가가 퍼지고 있기 때문으로 연금 당국은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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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공단 제공]


27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6월 현재 가입 의무가 없지만 스스로 국민연금에 가입한 '임의가입자'는 38만4천144명, '임의계속가입자'는 55만2천9명이다. 모두 합쳐 93만6천153명으로 지금 추세대로 가입자가 계속 늘면 올해 1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가입 의무가 없는데도 국민연금에 가입한 임의가입자와 임의계속가입자는 본인이 보험료를 전액 부담해야 해서 국민연금의 대표적인 신뢰도 지표로 여겨진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본인과 사업주가 각각 절반씩 보험료를 낸다.

임의가입자는 18세 이상 60세 미만 국민 중 소득이 없어 국민연금 의무가입 대상에서 빠지지만, 본인 뜻으로 가입하는 사람을 말한다. 국민연금이나 다른 공적연금 가입자·수급자의 소득 없는 배우자(전업주부)와 소득이 없는 학생, 군인 등이 대상이다.

임의가입자는 2015년 24만582명, 2016년 29만6천757명, 2017년 32만7천723명, 2018년 33만422명, 2019년 32만8천727명, 2020년 36만2천328명 등으로 거의 해마다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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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21년 임의가입자 현황
제작 문혜원 인턴기자


특히 임의가입자 가운데 10∼20대의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올해 6월 기준 임의가입자(38만4천144명)는 2017년(32만7천723명)에 견줘 17% 늘었는데 10대인 18∼19세 임의가입자가 2017년 865명에서 2021년 6월 3천921명으로 4.5배 넘게 증가했다. 20대는 2017년 7천176명에서 2021년 6월 1만5천837명으로 2.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소득이 없는 젊은 층이 보험료를 전액 부담하면서까지 임의가입하는 이유는 뭘까. 가입 기간이 길수록 국민연금 지급률이 높아지기에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가입하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부모들이 직업이 없는 청년층을 대신해 임의로 국민연금에 가입해주기 때문으로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실제로 임의가입자의 40% 이상이 월 소득 4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이며, 월 50만원 미만 저소득층의 가입 비율은 0.6%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을 만큼 저소득층보다는 고소득층이 임의가입 제도를 통해 국민연금에 많이 가입한다.

이 때문에 임의가입제도가 부자들의 노후준비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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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21년 임의계속가입자 현황
제작 문혜원 인턴기자


임의계속가입자는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 연령(만 60세 미만)이 지났지만 계속 보험료를 내며 만 65세 미만까지 가입하겠다고 자발적으로 신청한 사람을 말한다.

이 제도는 국민연금 가입자나 가입자였던 사람이 의무가입 상한 연령에 도달했지만 연금수급 최소 가입 기간인 10년(120개월)을 채우지 못해 연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를 막고, 가입 기간을 연장해 더 많은 연금을 받고자 할 때 65세 이전까지 보험료를 계속 낼 수 있게 하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주로 60세가 되어도 최소 가입기간이 미달해 연금을 받을 수 없을 때 임의계속가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임의계속가입자는 2015년 21만9천111명으로 20만명을 넘어서고서 2016년 28만3천132명, 2017년 34만5천292명, 2018년 47만599명, 2019년 49만7천865명, 2020년 52만6천557명 등으로 매년 크게 늘고 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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