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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文대통령 만난 이재명 "문재인정부 일원...성공위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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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t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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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차담을 하기에 앞서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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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청와대에서 만났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 및 양측 사전 협의와 따라 정치적 주제는 철저히 배제됐고, 이 후보가 얽힌 대장동 사건이나 해당 사건을 연상케 하는 부동산 관련 문제도 언급되지 않았다.

이날 회동에 유일하게 배석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과 이 후보가 오전 10시57분부터 11시47분까지 50분간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것을 축하하며 "경쟁을 치르고 나면 그 경쟁 때문에 생긴 상처를 서로 아우르고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지난 일요일(24일) 이낙연 전 대표님과의 회동이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25일) 제가 국회에서 마지막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했는데 내년 예산은 다음 정부가 주로 사용할 예산이라는 점을 많이 감안해 편성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후보가 새로운 후보가 돼 여러모로 감회가 있다"며 "겪어보니까 제일 중요한 것은 정책같다. 대선 과정에서 좋은 정책을 많이 발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이에 "어제 대통령께서 시정연설을 하신 내용을 보니 제가 하고 싶은 얘기가 다 들어 있어서 너무 공감이 많이 갔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이어 문 대통령이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을 존경하는 것으로 아는데, 본인도 루스벨트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고 있어 거기에서 공통분모가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이날 기후위기 대응을 주제로 주로 대화를 나눴다. 이 후보가 먼저 최근 기후위기 의제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이번에 영국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에 대통령이 참석하는지를 물었다. 문 대통령은 오는 28일 7박9일간의 유럽 순방 일정 중 COP26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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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 초청 차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차담을 하고 있다. 202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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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석은 "대통령과 후보가 '기후위기 대응은 선도적으로 해야 한다. 정부가 기업에만 맡겨놓지 말고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 위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이 빨라졌고 기후위기 대응도 가속화되는 역사적 위치에 우리가 처해있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짐은 현 정부가 지는 것보다 다음 정부가 지는 짐이 더 클 것 같다"고 하자 이 후보는 농담을 섞어 "그 짐을 제가 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들 외 작은 기업들을 많이 만나보라고 이 후보에게 권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이 아닌 그 아래 있는 작은 기업들은 힘들다"며 "그러니 자주 현장을 찾아보고 기업들을 어떻게 도와줄지에 대해 많이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이번 대선을 치르면서 "안 가본 데를 빠짐없이 다 가보려 한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방역을 잘해 이번 대선이 활기차게 진행될 수 있도록, 자유롭게 선거운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문 대통령에게 마음에 담아둔 얘기가 있다면서 "지난 대선 때 제가 모질게 한 부분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그 심정 아시겠죠"라며 편히 답했다고 이 수석은 전했다.

이 후보는 또 "민주당의 가치는 민생, 개혁, 평화의 가치인데 대통령께서 잘 수행하셨다고 본다. 도지사도 문재인 정부의 일원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끝까지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끝까지 잘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우리 민주정치사에 유례없이 높은 지지율, 전례없는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참 놀랍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웃으면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고 이 수석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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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차담을 위해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2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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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가 "지난번에 뵀을 때에 비해 얼굴이 좀 좋아지셨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이제는 피곤이 누적돼 도저히 회복되지 않는다. 지금도 이 하나가 빠져있다"며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일종의 극한직업이라 체력 안배도 잘해야 하고 일 욕심을 내면 한도 끝도 없더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50분 차담 중 대장동 관련 발언은 없었다. 대장동의 '대'자도 안 나왔다"며 "부동산에 대해서도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에 이 후보 쪽과 선거운동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얘기는 일체 안 하는 것으로 하자고 양해를 구했다. 그래서 그렇게 오해될 수 있는 발언은 아예 두 분이 피하려고 노력하시는 것처럼 보였고 실제로 그런 발언들은 일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어떤 주제를 막론하고 검찰이나 수사라는 얘기도 없었고, 단어 자체가 안 나왔다. 제 기억에 없다"고도 언급했다.

이 수석은 홀로 배석을 한 배경에 대해서는 "오늘이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라 야당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양해를 구해 참석했다. 통상은 비서실장도 참석하는 것이 맞다"며 "또 전례에 비추어보면 참석자가 많으면 말을 서로 다르게 듣고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 것 같아 아예 그런 오해를 피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어제(25일) 오후 늦게 대통령께서 한-아세안 정상회담 등 본인 일정을 고려했을 때 오늘(26일) 오전이 (이 후보를 만나기) 좋겠다고 했고, 이 후보도 마침 오늘 오전 일정이 비어있어 만남을 정했다"며 "형식은 제 판단으로 식사의 경우, 필요 이상의 과한 의미 부여가 있지 않을까 싶어 차담으로 대통령께 건의를 드렸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번 만남이 과거에 비해 늦어진 배경에는 "자연스럽게 서로 일정을 맞추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2년 4월29일,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여당 대선 후보로 확정(2002년 4월27일)된 지 이틀 만(3일째)에 만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후보 확정(2012년 8월20일) 13일 만(14일째)인 2012년 9월2일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오찬을 함께했다.

내달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가운데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이 야권 후보도 만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후보가 요청을 하면 검토는 해볼 생각"이라며 "지금 저희가 한다, 안 한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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