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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민간위탁기관 교체 때 고용승계 의무 완화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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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미만 교체 때 고용승계 비율 80%→25~80%로

관리지침 개정안 시행…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 무시


한겨레

서울시 민간위탁기관노동자연대가 25일 서울시청 앞에서 집단해고 위협 중단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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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마련한 민간위탁 관리지침 개정안이 정부의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에 어긋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시의 ‘2021년 민간위탁 관리지침 개정계획’을 보면, 직원 수가 극소수(10명 미만)인 민간위탁 기관은 직원 고용 유지·승계 의무가 없는 예외대상으로 분류하고 직원 고용 유지·승계 비율을 25∼80%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9명을 고용하는 수탁기관은 6명까지 그만두게 할 수 있는 셈이다. 개정안은 이달 15일부터 시행 중이다. 지난해 기준 서울시 민간위탁 기관 402곳 가운데 직원 10명 미만은 159곳(40%)이며, 이들 기관에는 792명이 소속돼 일하고 있다.

기존 민간위탁 관리지침에서는 직원 수에 상관없이 모든 위탁기관은 80% 이상 고용을 유지·승계하도록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 바로세우기 가로막는 대못 발표’ 브리핑에서 “문제가 있는 수탁기관을 새로운 단체로 바꿔도 새로 위탁받은 단체는 기존 단체 직원 대부분을 떠안아야 한다”며 “사업권을 박탈당해도 대부분의 직원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한 이런 특권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이냐”고 강조한 바 있다.

시의 이번 개정 계획은 정부의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에 어긋난다. 가이드라인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고용 유지·승계 내용을 계약서에 적도록 하는데, ‘특별한 사정’에 극소수의 직원 수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 쪽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직원 숫자가 적은 게 고용승계 예외를 적용받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민간위탁 사무가 다양해 일률적인 기준을 설정하거나 구속력 있는 지침을 만들기 어려워 공공기관들이 참고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에 맞춰 공공기관들에 민간위탁 사업 컨설팅을 해왔다.

시의 ‘민간위탁 기관 직원 물갈이 확대’ 방침에 서울시 민간위탁기관노동자연대는 지난 25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간위탁 기관 당사자들과 소통 한번 없이 졸속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극적인 말로 조례에 근거해 운영되는 민간위탁 제도와 민간위탁 기관을 특혜를 받는 시민단체로 일반화하고 노동을 폄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 민간위탁팀 쪽은 “9명이 근무할 경우 획일적으로 80%를 고용승계하면 7.2명, 즉 8명이 승계된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수탁기관 선정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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