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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통신 먹통’ 보상 약속했지만…‘3시간 연속’ 규정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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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KT 통신 장애와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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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통신 먹통’ 사고에 대해 하루가 지나 구현모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보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동안 역점을 둬왔던 탈통신 행보에도 급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T의 설명을 종합하면, 전날 오전 11시 20분부터 오후 12시 45분까지 약 85분간 전국에서 벌어진 유·무선 인터넷 장애의 원인은 인재(人災)였다. 사고가 발생한 시각에 라우터(네트워크 경로를 설정하는 기기) 교체 작업이 이뤄졌는데, 이 과정에서 설정이 잘못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통신 장애 발생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나타나 외부에서 유입된 디도스(DDoS·악성코드를 이용한 서비스 거부) 공격으로 추정했으나, 확인 결과 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백업망 작동 등에 대한 설명도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KT 새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라우팅 오류라면 휴먼 에러(인재)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내부 의견”이라며 “단순 라우팅 오류로 전국 인터넷망이 마비될 정도라면 안정적인 운영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KT는 한편으론 사고 수습에 고심하고 있다. 구현모 대표는 이날 사과문을 내고 “심층적인 점검과 함께, 프로세스를 보완하고 이번 사고를 유무선 네트워크 통신망 전반을 면밀히 살피는 계기로 삼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보상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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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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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약관에 따르면 가입자의 책임이 없다는 전제로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 등의 서비스 장애 보상 기준은 ‘3시간’이다. 3시간 이상 연속으로 서비스를 받지 못해야 피해 구제가 가능하다. 이번 사태는 85분 만에 마무리돼 약관상으로는 보상 기준에 미달한다. 게다가 소상공인 등이 피해와 인과관계를 증명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김진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통신 장애로 결제나 손님 응대가 어려웠던 자영업자는 해당 시간대 평균 매출액 감소분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시험이나 증권 거래 때 입은 피해도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될 수 있다.

통신 서비스 장애로 인한 보상액이 73억원 정도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준선 KB증권 연구원은 “알뜰폰까지 포함하면 지난달 기준 KT의 무선 가입자는 2277만 명, 유선 가입자는 916만 명”이라며 “3시간 이상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을 때 손해배상 기준을 적용하면 73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018년 4월 음성통화·문자메시지 과부하로 2시간 30분가량 발생한 장애에 대해 요금의 이틀치를 보상하기도 했다.

정부는 서둘러 보상방안을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조경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KT 측에 “피해 접수창구를 개설하고, 보상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도 이날 경기도 과천의 KT 네트워크 관제센터를 방문해 후속 조치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미디어 등 KT의 ‘탈통신 사업’에는 먹구름이 몰려왔다. 본업인 통신사업을 소홀히 해 이 같은 사태가 빚어졌다는 여론이 부담돼서다. 이날 KT는 28일로 예정됐던 KT스튜디오지니 기자간담회를 연기했다. 미디어는 구현모 KT 대표가 “KT의 가장 강력한 성장엔진”이라고 강조하던 분야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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