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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찬바람 불면 펄펄…정수빈 "가을 되면 나도 모르게 힘이 난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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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5강 싸움 펼치는 키움과 대결서 역전 투런포
가을에 강한 면모…올해도 9월부터 살아나
뉴시스

김희준 기자 = 두산 베어스의 정수빈. 2021.10.26jinxiju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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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가을만 되면 뜨거워지는 정수빈(31·두산 베어스)이 중요한 일전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쏘아올렸다.

정수빈은 26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1 신한은행 쏠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5회 역전 투런포를 작렬, 팀의 7-2 승리에 앞장섰다.

3회초 키움에 선취점을 내준 두산은 4회말 2사 1, 2루에서 박계범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1-1로 맞선 5회 정수빈의 결정적인 한 방이 터졌다.

5회말 강승호의 2루타로 만들어진 1사 2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정수빈은 상대 선발 최원태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정수빈은 6구째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정수빈의 홈런으로 기세를 끌어올린 두산은 6회말에만 대거 4점을 보태 승기를 잡았다.

5강 싸움을 하느라 매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두산 입장에서는 귀중한 승리다. 이날 경기 전까지 4위 두산과 5위 SSG 랜더스의 경기 차는 0.5경기, 6위 키움과 경기 차는 1경기에 불과했다. 7위 NC 다이노스도 두산에 불과 1.5경기 차로 뒤져있었다.

이날 승리를 거두면서 시즌 68승째(8무 64패)를 따낸 두산은 단독 4위를 유지했다. 동시에 가을야구 티켓 확보에도 청신호를 켰다.

정수빈은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가 아니다. 그는 콘택트와 빠른 발을 앞세우는 전형적인 교타자다. 정수빈의 통산 홈런은 27개에 불과하다.

그런데 시즌 3호 홈런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터졌다.

홈런 상황에 대해 정수빈은 "강승호가 찬스를 만들어줘서 더욱 집중했다. 실투였던 것 같은데 타이밍이 좋아서 넘어간 것 같다"며 "변화구를 노린 것은 아니다. 풀카운트라 상대 투수가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넣을 것이라 생각했고, 직구와 변화구 모두 생각하고 있었다. 타이밍을 앞에 두고 쳤는데 그게 홈런이 됐다"고 설명했다.

정수빈은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자 주먹을 불끈 쥔 오른손을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그는 "중요한 경기고,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여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를 했다"고 전했다.

정수빈은 가을에 유독 강한 면모를 자랑한다.

2009년 데뷔한 그의 통산 월별 성적을 보면 9월과 10월 타격 성적이 유독 좋다. 통산 9월 타율이 0.329, 10월 0.324다. 다른 달의 통산 월간 타율은 모두 2할대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2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 두산 정수빈이 안타를 치고 있다. 2021.09.22. bjk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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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 무대에서도 여러 차례 인상깊은 활약을 선보였다.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는 4경기에서 타율 0.571(14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으로 활약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기도 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무대에서도 타율 0.571(7타수 4안타)로 활약했다.

2020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두산과 4+2년, 최대 총액 56억원에 재계약한 정수빈은 올 시즌 중반까지 부진을 면치 못해 '몸값을 하지 못한다'는 혹평을 들었다. 그의 전반기 타율은 0.202에 불과했다.

하지만 9월이 되자 살아났다. 정수빈은 9월 한 달 간 타율 0.307 11타점 5도루 17득점으로 활약하며 두산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10월 들어서도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이던 정수빈은 이날 결정적인 한 방으로 '가을 강자'의 존재감을 한껏 과시했다.

정수빈은 "매 시즌 초반에 잘했던 기억이 별로 없다. 이상하게 가을이 돼 날씨가 선선해지면 나도 모르게 힘이 나는 것 같다. 매년 가을에는 컨디션이 많이 올라온다"며 웃어보였다.

올 시즌 초반을 떠올린 정수빈은 "올 시즌 초반에는 유독 슬럼프가 길었다. 고개도 숙이고, 눈치도 봤다"면서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컨디션이 올라올 것이라 생각하며 계속 준비했다. 이제 나만의 리듬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후반 나름대로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에서 모든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정수빈은 이제 후배를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다. 그도 "(오)재일이 형과 (최)주환이 형이 있을 때에는 내가 거의 막내였는데, 이제 후배들이 많다. 박건우나 허경민, 내가 나이가 많은 편"이라며 "책임감을 느낀다. 내가 겪어본 시절이니 후배들에게 조언도 많이 해준다"고 했다.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정수빈이 후배들에게 건네는 조언은 '가을 사나이' 다웠다.

그는 "남은 4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시즌 성적은 다 끝나는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성적 부담을 내려놓고 스스로 영웅이 되라고 조언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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