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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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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 삼촌 국왕 재임 때 암살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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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관 2인자 출신 인터뷰

“독반지로 악수면 충분” 말해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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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사진)은 ‘두 얼굴의 왕세자’라고 불린다. 여성의 운전과 영화관·식당 등에서의 남녀 동석을 허용하고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국영 아람코를 상장(IPO)하면서 ‘사우디 비전 2030’을 이끄는 ‘개혁가’의 면모가 하나, ‘부패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권력 승계에 방해가 되는 왕족 등 수백명을 구금하는 ‘잔혹한 야심가’의 모습이 다른 하나다.

24일(현지시간)에는 그를 묘사하는 수식어가 하나 더 늘었다. ‘공감이 결여된 사이코패스’. 사우디 정보기관 2인자 출신인 사드 알자브리는 이날 방송된 CBS 인터뷰에서 2014년 무함마드 왕세자가 자기 아버지의 왕위 계승을 위해서라면 삼촌인 압둘라 국왕은 간단히 시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이렇게 표현했다.

알자브리에 따르면 무함마드는 당시 사우디 정보 수장이자 왕세자였던 무함마드 빈나예프 앞에서 “압둘라 국왕을 암살하고 싶다. 러시아에서 온 독반지가 있다. 악수만 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알자브리는 “당시 우리는 무함마드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며 “그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경험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만남에 대한 2개의 영상 복사본이 존재하며, 그게 어디 있는지도 안다고 말했다.

압둘라 국왕은 2015년 자연사했고 왕위는 그의 이복동생이자 무함마드의 부친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가 승계했다. 무함마드는 2017년 사촌형인 빈나예프를 몰아내고 왕세자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반역 혐의로 빈나예프를 구금했다.

9·11 이후 알카에다의 테러 첩보를 미국에 제공하며 빈나예프의 오른팔로 활약했던 알자브리는 2017년 캐나다로 도피했다. 그는 2018년 사우디 왕실을 비판해 온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에서 살해됐을 때 “사우디가 캐나다에서 벌이는 작전에 연루되지 말라. 영사·대사관에도 가지 말라. 당신은 암살 1순위”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했다. 미국 정보당국이 올 2월 공개한 기밀보고서 일부에 따르면 카슈끄지 암살작전은 무함마드 왕세자의 승인하에 실시됐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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