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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정치권, 노태우 별세 소식에 애도…역사적 평가에는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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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일제히 추모 메시지
국힘 "애도, 과오는 어떤 이유로도 덮지 못해"
민주 "역사의 죄인이지만 전두환과 달라"
정의 "참회 없이 생 마감…암울한 시대 기억"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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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노태우 전 대통령 별세에 여야는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정치권은 최근 전두환 씨 논란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이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공과 과를 구분하며 위로의 메시지를 건넸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노 전 대통령의 빈소를 방문한다.

◇국민의힘 "영면 기원, 불행한 역사 되풀이 안 돼"
이날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영면을 기원하며 아울러 유가족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다만 “12.12 군사 쿠데타로 군사 정권을 탄생시킨 점, 그리고 5.18 민주화운동에서 민간인 학살 개입 등의 과오는 어떠한 이유로도 덮어질 수 없다”며 “국민의힘은 불행한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도 노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며 영면을 기원했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현충원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재직 중에 국방 정책이라든가 냉전이 끝나갈 무렵 우리나라의 외교에 지평을 열어준 데 대해 참 의미 있는 그런 성과였다”며 “노 전 대통령의 정말 영면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노 전 대통령 시절 가장 잘한 정책은 북방정책과 범죄와의 전쟁이었다고 저는 생각한다”며 “보수 진영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었던 북방 정책은 충격적인 대북정책이었고 범죄와의 전쟁은 이 땅의 조직 폭력배를 척결하고 사회 병폐를 일소한 쾌거였다”고 얘기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노 전 대통령께서 별세하셨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부디 평안히 영면하시기 바란다.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얘기했다. 원희룡 후보는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며 큰 슬픔을 마주하신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노 전 대통령의 별세에 삼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후보는 ‘노태우 전 대통령님의 별세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며 큰 슬픔을 마주하신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최근 '새로운물결'이라는 신당을 창당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송문희 대변인 논평을 통해 "5.18 책임자로 거론되는 사람들 중 사죄한 것은 처음이자 지금까지 유일하다"며 "집권 과정의 과오는 있었지만 재임 시절엔 업적으로, 퇴임 이후엔 진정한 사죄로 모범을 보이셨다.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민주ㆍ정의, 애도…역사적 평가는 과제로 남아


더불어민주당은 애도를 표하면서도 엄중한 역사적 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선후보는 이날 성남의료원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나중에, 캠프와도 상의해보고 (입장을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후 “(노 전 대통령 딸) 노소영 씨와 방금 통화해 이야기를 나누고 조의를 표했다”며 “아들 노재헌 씨의 사과에 대해 잘한 일이라고 격려를 해줬다”고 말했다.

이용빈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은 12·12 군사쿠데타의 주역이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강제 진압에 가담한 역사의 죄인”이라면서도 “그의 마지막은 여전히 역사적 심판을 부정하며 사죄와 추징금 환수를 거부한 전두환 씨의 행보와 다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같은 당 조오섭·윤영덕 의원도 애도를 전하면서도 “하지만 5월 학살의 책임자 중 한 명으로 역사적 단죄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국가장의 예우와 국립묘지에 안장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쿠데타 주역'이었던 그의 역사적 평가에 무게를 뒀다. 이동영 수석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80년 오월의 진실을 밝히지 않고, 진정 어린 참회도 없이 생을 마감한 고인에게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며 "이제 고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우리 공동체의 과제로 남겨 놓는다. 어둡고 암울했던 시대를 기억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밝혔다.

◇'속보'로 긴급하게 전한 외신들
한편, 세계 주요 외신도 발 빠르게 소식을 전했다. 이들은 12·12 쿠데타 조력, 직선제 회복 뒤 첫 대통령, 수뢰로 인한 투옥 등 노 전 대통령의 명암을 함께 담았다. 별세 소식을 속보로 전한 로이터통신은 한국이 독재자에 의한 통치에서 민주적 선거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그가 중요한 인물이지만 논란이 많은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가 쿠데타의 공모자에서 한국의 민주화 뒤 국민이 선출한 첫 한국 대통령이 됐지만, 반역과 부패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불명예스럽게 정치 경력을 끝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노 전 대통령이 입원했던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별세 사실을 보도했다.

“쿠데타와 1980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에 대한 군사 진압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어두운 두 시기”라며 “1987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로 되찾게 된 대통령 직선제를 통해 그해 말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그가 대통령 재임 시 ‘북방정책’으로 불리는 외교정책을 펼쳐 냉전 시대 북한의 우방인 중국과 옛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USSR)에 다가갔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한국의 전직 대통령이자 군인으로, 수백 명이 희생된 광주민주화운동을 탄압하는 데 가담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망했다고 타전했다.

[이투데이/유혜림 기자 (wisefores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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