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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고약한' 췌장암, '수술 중 방사선 치료(IORT)' 생존율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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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5년 생존율이 12.8%에 불과해 '최악의 암'으로 불리는 췌장암도 '수술 중 방사선 치료(IORT)'를 시행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췌장암 수술로 종양을 제거한 직후 종양이 있던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는 ‘수술 중 방사선 치료(IntraOperative Radiation TherapyㆍIORT)’가 환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췌장암은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는 데다 췌장이 다른 장기에 둘러싸여 내장 깊숙이 있어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수술조차 어려운 말기에 주로 발견돼 5년 생존율이 12.8%(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그쳐 ‘최악의 암’으로 불린다.

박준성 강남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교수팀은 2018년부터 최근까지 췌장암 수술을 받은 30명의 체액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수술받은 환자들을 IORT 시행 환자군 17명과 미시행 환자군 13명으로 나눠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IORT 치료를 받은 환자군 체액에서 췌장암 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사이토카인 성분이 더 많이 검출됐다.

또 췌장암 세포와 환자 체액을 동시에 배양했을 때 IORT 시행 환자군에서 췌장암 세포 증식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IORT 시행 환자군은 수술 후 7일째와 14일째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T세포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등 면역 기능이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이 관찰됐다. 또 다른 면역 세포인 NK세포(natural killer cells)도 유의하게 증가했다.
한국일보

ORT 시행 및 미시행 그룹별 췌장암 세포주 증식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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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IORT 시행이 수술 부위 주변 환경의 면역 반응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박 교수는 “IORT 시행이 환자의 면역 반응을 증가시키는 것을 확인한 첫 번째 연구”라며 “IORT를 시행하면 면역 반응이 활성화하면서 항종양 효과를 내 췌장암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췌장암은 절제술이 아무리 잘 되어도 간이나 폐로 원격 전이와 국소 전이가 많아 생존율이 낮다"며 “IORT가 췌장암 환자 생존율을 증진하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캔서(BMC cancer)’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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