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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가입 상한 5세 높여야, 20여년 전 기준이 지금도 유효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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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국민연금 가입 상한연령 연장의 적절성 연구’ / “가입 상한 연령, 정책결정의 장(場)에 올리는 게 시기상조는 아니다”

세계일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1년도 제3차 국민연금심의위원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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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만 59세인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 연령을 5세 높여 수급 개시까지의 공백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국책연구기관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퇴직 후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는 현행 법정 정년과 같이 애초 60세로 설계됐다. 하지만 1998년 제1차 연금개혁 당시, 재정안정 차원에서 2013년부터 2033년까지 60세에서 5년마다 한 살씩 늦춰져 65세까지 조정되도록 바뀌었다. 올해 기준 연금수급 개시 연령은 62세다. 국민연금 의무가입 연령 상향 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도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2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국민연금 가입 상한연령 연장의 적절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가입 상한 연령은 여전히 만 59세로 수급 개시까지의 공백이 지적된다. 60세 이후 임의계속가입이나 보험료 추납 등 방법은 있지만, 간극을 메우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면서다.

이에 보고서는 “20여년 전에 이뤄진 정책 결정의 기준이 현시점에서도 유효한지 판단해야 할 만큼 사회·경제적, 문화적 제반 여건이 크게 바뀌었다”며, 가입 상한 연령을 정책결정의 장(場)에 올리는 게 시기상조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고령자가 이전보다 오래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65세로 정년을 연장하거나 70세까지 고용보험의 가입 허용 방안을 검토하는 내용이 노동시장 정책에서 나온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2005년 11.5%였던 60~64세 상용직 임금근로자 비율이 지난해에는 33.3%로 크게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대법원이 2019년 육체노동자의 ‘노동가동연한(노동에 종사해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령의 상한)’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상향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낸 점을 언급하며, “과거에는 은퇴 후 경제적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피부양자로 노인이 인식됐지만, 이들의 사회적 지위 인식에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실질 은퇴 연령은 남녀 각각 72, 72.2세로 OECD 평균(남성 65.4세, 여성 63.7세)과 비교할 때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도 했다. 여기에 2000년 평균 76세였던 기대수명이 2019년 83.3세로 7세 넘게 증가하면서, 가입기간의 제한이 연금재정의 수지불균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구고령화가 심화되면 수급자수와 수급기간은 늘어나지만, 보험료를 부담하는 생산가능 인구는 감소해 연금재정 악화 위험도 커진다고 봤다.

세계일보

국민연금공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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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대체로 수급 개시 연령 직전까지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독일과 이탈리아 그리고 스위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과 오스트리아는 가입상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일본이 공적연금의 가입 상한 연령과 수급 개시 연령이 일치하지 않는 나라지만, 2006년 고령자 고용안정법에서 60세였던 정년을 65세로 연장해 수급 개시 연령과 일치시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독일(근로자연금), 스웨덴(NDC 연금), 캐나다(CPP)는 연금 가입 상한 연령이 65세 미만이거나 70세 미만이고 수급 개시 연령은 65세로 맞춰놓았다. 미국(OASDI)은 아예 가입 상한 연령을 따로 정해두지 않고 연금 수급 개시 연령만 66세로 잡아놓았다.

다만, 보고서는 “가입 상한 연령 연장 가능성을 훨씬 정교하게 진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구구조 변화로 연금재정 불안정성 심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수급 개시 연령을 65세 이후로 연장하는 조치는 향후 연금개혁 과정에서 배제할 수 없다며, 가입 여력의 주요한 판단기준인 소득수준과 보험료 부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60세 이상 임금근로자에 대해 단계적으로 가입 상한 연령을 연장하는 게 적용 가능한 방안으로 논의될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60세 이상 고령 근로자 중 가입 여력이 충분치 않은 영세 자영업자나 저소득 근로자에게는 당장 적용은 어려울 수 있으므로, 가입 상한 연령 연장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집단의 정교한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입 상한 연령 연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기초연금, 퇴직연금과 같은 보충적 노후소득 보장제도와의 역할분담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향후 동일 연령집단 내의 이질성을 고려해야 더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연구책임자인 이다미 부연구위원은 “가입 상한 연령 연장 시 보험료 산정을 위한 기준소득을 어느 수준에서 정할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라며 “공단 실무자와 가입자 단체, 전문가 의견 청취로 의견수렴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속연구에서는 정확성에 기반한 실제 가입자자료를 활용해 정교하게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고령자를 둘러싼 여건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가입 상한 연령 연장 논의가 더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앞서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2018년 8월 제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결과를 내놓으면서, 의무가입 나이를 현행 만 59세에서 2033년까지 만 64세로 조정해 수급 개시 연령과 맞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는 4차 재정계산을 바탕으로 만든 ‘제4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에 이런 가입 상한연령 연장 방안을 담지 않아 물거품이 된 바 있다.

연금 관련 시민사회단체인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도 2015년 9월, 국민연금 당연 가입 상한 연령을 수급 개시 연령과 연동해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험료 전액을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지역가입자의 반발 등을 고려해 직장가입자에게 먼저 적용하는 게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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