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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콜센터 정규직 전환 이끈 이병훈 교수 “MZ 입장도 청취, 충분한 논의 끝에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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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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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콜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 6월15일 강원 원주시 건보공단 본사 로비에서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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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취임 첫 공식 외부행사로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나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고용 불안과 낮은 처우를 전전하는 노동 현실을 바꿔보겠다는 선언이었다. 하지만 MZ세대로 이름 붙여진 청년들 일부는 이게 불공정하다는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콜센터)의 민간위탁 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1600여명의 정규직 전환은 그래서 더 첨예한 갈등 속에 있었다.

지난 21일 일종의 사회적 논의기구인 민간위탁 사무논의협의회가 고객센터 노동자들을 소속 기관을 통해 고용하기로 결정했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MZ세대 직원들은 의견 수렴이 제대로 되지 않은 일방적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무논의협의회 의장을 맡았던 이병훈 중앙대 교수에게 지난 25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후폭풍과 협의회 결정 의미에 대해 물었다.

이 교수는 인터뷰에서 “협의회에 (고객센터) 상담사 노조 대표와 건보 직원을 대표하는 건보 (정규직) 노조가 참여해 논의했다”며 “(여러 의견을) 들을 만큼 다 듣고 협의회를 구성하는 위원들이 충분히 논의 끝에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MZ세대 의견을 아예 듣지않거나 고객센터 노조에만 치우쳐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그들(MZ세대)도 나름대로 판단하는 바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집단적으로 표출하는 입장에 대해 ‘전혀 말도 안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을 것 같다”며 “연이어 파업을 하면서 강하게 직고용을 요구하던 고객센터 노조 뿐만 아니라, MZ세대로 표출되는 건보 직원들과도 두 차례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다”고 했다. 첫 번째 간담회는 협의회에서 자체적으로 공모해 10여명이, 두 번째 간담회는 공단 정규직 노조를 통해 3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보 전체 직원 1만6000여명 중 노조 조합원 수는 1만4000여명으로 사무직 대다수는 노조에 가입돼있다.

이 교수는 “직접 그분(MZ세대)들이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듣고, 일부 위원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공정성이 적절한지에 대해 토론을 하기도 했다”며 의견 수렴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교수는 “구성이나 절차적으로 충분히 여러 입장을 같이 조율하고, 그 과정에서 이해당사자 입장을 들어보자고 제안해 특별히 두 차례나 입장을 청취한 것”이라고 했다. 김용익 이사장도 전국 6개 지역본부를 방문해 고객센터 건에 대해 직원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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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콜센터)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논의한 사무논의협의회 의장을 맡은 이병훈 중앙대 교수.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 교수는 이번 협의회 결정이 “노·노의 입장 차이를 고려할 때 나름대로는 절묘한 하나의 조정안, 타협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은 실질적 처우 개선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감안해 소속 기관을 통해 안정적인 노동환경을 만들고, 공단과는 분리하면서 불필요한 불협화음은 없애겠다는 취지다. 이 교수는 “(고객센터가) 공단 직원으로 합쳐지는 모습이 될 때는 반발이 클 수 있는데 공단과 일정하게 분리시켜 기관의 독자성을 분담한다면 수용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들이 나왔다”며 “(처우 개선과 관련해) 안정적인 기구가 소속 기관이라는 판단에서 자연스럽게 다수 의견이 모아졌다”고 했다. 고객센터 노조는 마지막 협의회 회의에서도 공단의 직접 고용을 주장했다.

이번 결정은 끝이 아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노사 및 전문가 협의회에서 소속 기관의 직제부터 채용 등 운영 방식, 노동자 처우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된다. 당장은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와 인센티브제 폐지가 쟁점으로 부각된다. 고객센터 노조는 고객센터 노동자들 전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하고, 콜 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경쟁 체제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민간위탁의 정규직 전환을 기관 자율에 맡긴 문재인 정부 정책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은 처음엔 노동계에서 환영을 받았지만 현 정부가 최저임금과 주 52시간제와 같은 문제를 겪으며 노동정책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러면서 민간위탁의 전환은 시기적으로 미뤄지고, 결정의 책임도 해당 기관으로 미루는 식으로 이뤄지다보니 용두사미처럼 흘러간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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