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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대출 2억 초과 DSR 규제...'영끌' 사라지겠지만 집값 하락반전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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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금융당국의 대출한도 옥죄기가 본격화하면서 주택 거래시장에 한파가 닥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집값 급락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을 매입할 때 집값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차지하는 비중이 40% 정도라는 점에서 대출규제가 거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예고된 데다 최근 집값 오름세에 피로감까지 겹쳐 '숨고르기' 장세가 나타날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공급부족과 전셋값 상승 등으로 집값이 크게 조정되기보다는 약보합 이후 개발호재 지역을 중심으로 우상향할 여지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한 대출규제가 강화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청약시장과 세부담을 줄일 수 있는 '똘똘한 한 채'의 쏠림현상이 가중될 것이란 견해도 있다.

◆ 주담대 25% 축소로 거래시장 주춤...집값 하락은 제한적

26일 금융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3단계를 조기에 시행키로 하면서 주택 거래시장이 움츠러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DSR 강화는 차주의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게 주요 골자다. DSR은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부터 DSR 1단계로 모든 투기·투기과열지역 등 규제지역의 6억원 초과 주택을 빌리거나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을 때 DSR 40%(비은행 60%)를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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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부터 모든 금융권 대출액이 총 2억원을 초과한 경우, 내년 7월부터 총 대출액 1억원 초과 대출자에게도 DSR 40%를 적용한다. 연소득 5000만원이면서 마이너스통장 5000만원을 보유한 대출자가 7억원짜리 서울 아파트를 담보로 주담대를 받을 때 한도가 현재 2억원에서 내년 1월 1억5000만원 가량으로 줄어든다. 현재보다 25% 정도 대출액이 줄어드는 것이다.

대출한도가 줄수록 주택 거래시장은 더 위축된다. 내 집을 마련할 때 집값의 주담대 비율이 35~40%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 1분기 기준 주담대 이용자가 신용대출을 동시에 차입하는 비중이 44%에 달한다. 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 대출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얘기다.

금리인상도 기다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년 상반기까지 두 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이달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가 5%로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 6%대 진입이 가능하다. 대출을 추가로 받기가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대출을 받더라도 이자 부담이 커지는 환경이다. 이 경우 대기 수요자의 경우 내 집 마련 시기를 늦추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거래 감소가 집값 하락으로 직결된 것으로 보는 전망은 많지 않다. 공급부족 현상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고 전셋값 상승으로 집값 하방이 견조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 대선에 따른 정책 기대감과 도심 정비사업 규제완화, 광역교통망 개선 등으로 집값 하락보단 상승세를 자극할 요소가 더 많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쌓인 데다 대출규제 강화가 한층 강화되면 거래량이 줄면서 전반적으로 '숨고르기' 양상에 들어갈 것"이라며 "그럼에도 수요보다 공급이 매우 부족한 상태고 집값 상승을 자극할 이슈가 많아 우상향 기조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 대출규제 및 이자부담에 '청약시장·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 강화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로 분양시장이 한층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새 아파트이면서 일반적으로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저렴하다. 중도금 납입기간이 2년 정도로 길어 단기간에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기존주택보다 매입 방식에서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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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인상되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전망대에서 시민들이 바깥 풍경을 보고 있다. 15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16%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p) 급등했다. 2021.10.16 kilroy0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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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 청약 문턱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신규 아파트 분양이 줄어든 데다 수요층의 청약시장 유입에 서울지역 청약 경쟁률은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누적 평균 경쟁률은 162대 1을 기록해 작년 평균(88대 1)의 2배 수준을 기록했다. 대출규제로 실수요자들이 청약시장에 몰리면 경쟁률 추이는 평균 200대 1을 상회할 공산이 크다.

똘똘한 한 채의 수요도 증가할 여지가 있다. 대출이자에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는 주택을 처분하고 인기지역 한 채로 갈아탈 가능성이 있어서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똘똘한 한 채의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거래가 얼어붙으면 가격 상승률은 전반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청약시장과 세금 및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똘똘한 한 채의 선호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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